한국인 '애국심' 자극해 수억 번 '영국남자'…세금은 영국에?

입력 2020-10-14 07:22
수정 2020-10-14 14:55

유명 유튜버 '영국남자'의 순자산이 1년새 4배 가까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영국 기업등록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영국남자 등의 채널을 운영하는 회사 '켄달 앤드 캐럿'의 순자산은 2018년 16만1236파운드(약 2억4000만원)에서 지난해 60만6331파운드(약 9억1000만원)로 3.8배가량 늘었다.

이는 유튜브 채널 운영 수익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수익이 늘면서 이 회사가 영국 정부에 납부한 법인세 등도 2018년 6만2303파운드(약 9300만원)에서 2019년 16만2683파운드(약 2억4000만원)로 크게 증가했다.

영국 국적의 조쉬 캐럿과 올리버 켄달은 2013년 런던에서 자신들의 성(姓)을 딴 이름의 회사를 차린 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회사 재무 현황을 기업등록소에 신고해왔다.

회사 주식 총 200주는 창업자 두 사람과 그 배우자들이 50주씩 보유하고 있다. 조쉬 캐럿의 부인인 방송인 국가비 씨도 50주의 주식을 가졌다.

이들이 운영하는 영국남자와 졸리 등의 채널은 한국인들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영상으로 그동안 큰 인기를 끌어왔다. 두 채널의 구독자는 각각 400만명, 215만명에 달하며 대부분 한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런던에 거주하는 영국인들이 현지에서 애국심 마케팅을 하면서 국내 구독자들을 기반으로 수억원대 이익을 거두고 정작 세금은 영국 정부에 낸 것이다.

이들의 절세 수법도 상당히 치밀해 보인다고 박 의원은 분석했다.

켄달 앤드 캐럿은 2018년 20만1000파운드(약 3억원)를 연금으로 일시 적립해 과세 대상 수익을 줄였다. 이는 영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절세 수법이라고 한다.

지난 7월 하순에는 회사 주소를 런던 서부 주택가의 실거주지에서 잉글랜드 남부 웨스트서식스의 한 세무회계법인 사무실로 이전 등록했다. 이 법인은 '최대한의 세금 절약이 목표'라고 서비스를 홍보하는 곳이다.

회사 주소를 옮긴 것은 앞으로의 실거주지를 비공개로 하는 한편, 사업 규모가 나날이 확대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세무회계 서비스를 받기 위한 의도로 추정된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유튜버들은 계좌가 국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 세무조사가 어렵고 적법한 조세도 어렵다"며 "당국이 공평 과세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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