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행사 사진을 총 127장 게재해 김정은 집권 이래 가장 대대적으로 홍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통일연구원의 '북한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노동신문에 실린 열병식 행사사진 수는 총 127장이었다.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열린 9차례의 열병식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의 사진이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된 것이다.
2012년 김일성 주석의 100번째 생일(태양절·4월 15일)을 맞아 김 위원장이 첫 열병식을 열 당시에만 해도 노동신문에 게재된 사진은 42건이었고, 2013∼2015년 4차례의 열병식 사진은 각각 2∼38건가량 노출되는 데 그쳤다.
최근 들어 노동신문에 열병식 행사사진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였다.
대미(對美) 항전의 메시지를 담아 대대적으로 전략무기를 공개한 2017년 태양절 열병식을 맞아서는 사진 78장이 게재됐고, 건군절(정규군 창설) 70주년이었던 2018년 2월 9일 열병식의 경우 100장, 정권수립 70주년(9월 9일) 열병식은 94장의 사진이 실린 바 있다.
북한의 열병식 행사 보도 사진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 개발 추세와도 연관이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번 노동신문 열병식 사진 127장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62장은 무기 사진이었다.
처음으로 행사 사진이 세자릿수를 기록한 2018년 건군절 열병식에서도 무기 사진 비중이 40%를 차지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압도적으로 많은 사진을 게재했고 그만큼 이미지 효과에 주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열병식에서 식별된 무기는 총 19종 139대다.
규모 면에서는 38종 285대 무기가 식별된 2013년 조국해방전쟁 승리의 날(정전·7월 27일) 60주년 열병식이나 2017년 태양절 열병식(22종 160대)에 못 미친다.
다만 등장 무기의 다양성이나 위력 측면에서 보면 신형 ICBM과 SLBM 등이 공개된 이번 열병식이 "역대급"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홍 실장은 또 2016년 7차 노동당 대회가 '70일 전투' 종료 후 3∼4일 뒤 열렸던 점으로 미뤄 8차 당 대회는 연말 80일 전투가 끝난 직후인 내년 1월 1일 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30분에 걸친 김정은 위원장의 열병식 연설에서 연초부터 강조했던 '정면돌파전', '자력갱생'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도 덧붙였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