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완화 후 다시 100명대…당국 "8월 같은 폭증은 억제"

입력 2020-10-13 16:30
수정 2020-10-13 16:50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1단계로 낮추자마자 신규 확진자가 다시 100명대로 올라갔다. 러시아에서 입국한 선박 등에서 확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집단 감염의 규모가 크지 않아 방역당국은 추석 대유행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12일 102명 늘어 지난 6일(114명) 이후 엿새 만에 다시 100명을 넘었다.

해외유입 환자가 33명으로 비교적 많았다. 상당수가 부산항을 통해 화물선으로 입국한 러시아 환자다. 지난 11일 선원 23명이 탄 코레노보스크호에서 확진자가 11명 확인됐다. 검역소에서 하선 신청자 13명을 검사해 8명이 확진됐고 나머지 10명을 대상으로 추가 검사했더니 3명이 더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국적 냉동·냉장선인 티그르 2호에서도 지난 12일 확진자가 3명 확인됐다. 13일에는 10명이 탄 사르간호에서 선원 2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러시아 선박 세 척에서 11일 이후 나온 확진자만 16명이다. 모두 무증상 확진자다. 내국인과의 접촉은 없다고 방역당국은 설명했다.

연휴기간 가족·친구 모임을 통한 2·3차 전파 사례가 잇따랐다. 강원 강릉의 지인모임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돼 8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지난 3일 추석 연휴를 맞아 일가족이 모인 뒤 코로나19가 확산된 대전 유성구 가족모임 확진자는 13명 늘어 27명이 됐다. 어린이집, 직장, 의료기관 등을 통해 추가 전파되면서다. 서울 도봉구 다나병원 관련 확진자는 64명, 경기 의정부 마스터플러스병원 확진자는 60명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최근 들어 코로나19 증상이 생긴 뒤 진단 받기까지 5일 넘게 걸린 사례가 늘었다고 했다. 진단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면 격리되지 않은 상태로 다른 사람에게 소리없이 코로나19를 퍼뜨릴 위험이 높아진다. 의심 증상이 있으면 바로 검사 받아달라는 취지다.

부산 진구 노래방 관련 첫 확진자는 지난달 20일 증상이 시작됐지만 14일 지난 이달 4일 진단 받았다. 경기 수원 스포츠아일랜드 첫 환자도 지난달 28일 증상을 호소했지만 8일 지난 이달 6일 확진됐다. 대전 유성구 명절모임, 경기 화성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집단감염도 증상 시작 후 진단까지 각각 9일, 6일 걸렸다.

확진자가 늘면서 1단계 조치가 너무 성급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거리두기에 적극 참여한 국민들의 노력이 성과로 나타났고, 마스크 미착용에 대한 처분조항이 마련됐고, 전문가들과 충분히 논의했기 때문에 시행했다"고 했다.

권 부본부장은 "추석 연휴 이후 과거 5월이나 8월 중순 같은 폭증은 억제됐다고 조심스럽게 판단한다"면서도 "가까운 시일에 관리해야 할 우선 과제 중 하나는 가을방역, 단풍방역"이라고 했다.

이지현/부산=김태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