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쿼드 확대' 재차 시사…"함께 일할 국가 환영"

입력 2020-10-13 09:57
수정 2021-01-11 00:01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으로 구성된 4각 협의체인 '쿼드(the quad)'를 확대해 다른 나라도 참가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건 부장관은 이날 인도 델리에서 열린 인도-미국 포럼에서 "쿼드는 의무에 구속되지 않고 공동의 이해관계에 의해 추진된 파트너십이며, 배타적인 그룹을 의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추구하고 이를 보장하는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는 국가는 우리와 함께 일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비건 부장관은 '쿼드'의 파트너 국가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의 관계를 더 돈독히 발전시키고 역내 자유를 수호하는 데 협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인도 정부 고위 관료들과 회담을 갖고 이달 말 예정된 미-인도 외교·국방 장관 연례 회담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쿼드'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이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쿼드' 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해 "중국 공산당으로부터의 위협에 함께 맞서자"며 역내 동맹국들을 독려했다.

한편, 서욱 국방부 장관은 미국에서 열리는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참석을 위해 13일 오후 출국한다. 서 장관은 공군 공중급유기(KC-330)를 이용해 미국을 방문, 14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과 SCM을 공동 주관한다.

양국은 이번 회의에서 △한반도 안보 정세 평가 및 정책 공조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주요 동맹 현안 전반을 논의한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번 회의에서 한반도 안보 상황 평가와 함께 전작권 전환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에 진행한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공개한 것과 관련, 북한의 군사 동향을 평가하고 한반도 비핵화 공조 방안 등에 관한 의견도 교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회의에 공식 의제는 아니지만, 한국의 쿼드 참여에 대한 이야기도 오고갈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대선을 3주 앞둔 상황에서 한국의 쿼드 동참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란 관측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