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노래방선 오전부터 '목풀기'…홍대클럽 '줄서기'

입력 2020-10-12 17:28
수정 2020-10-19 16:07

12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의 한 코인노래방에서는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5명이 각자 방을 하나씩 차지하고 노래를 하고 있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하향 조정한 첫날, 코인노래방에는 오전부터 손님들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노래방 업소들은 두 달여 만에 영업 금지 조치가 해제된 것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부 시민과 방역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이르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부는 이날 0시를 기준으로 노래연습장과 뷔페, 클럽 등 고위험시설 10종의 운영을 허용했다. 이번 조치로 노래방 영업을 개시한 이제숙 씨는 “두 달여 동안 문 닫으면서 임차료니 저작권료니 메꾸느라 10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며 “지금이라도 열어서 다행이지만 또 닫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밤 12시에 집합금지가 해제되자마자 ‘홍대 클럽’에는 젊은이들이 모여들었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의 한 유명 클럽은 수십 명이 줄을 서 대기하기도 했다. 이날 클럽을 찾은 20대 김모씨는 “확진자가 늘어 언제 또 닫힐지 모르니 열었을 때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재수 학원, 어학원 등 대형 학원도 대면수업을 받으러 온 학생들로 붐볐다. 정부가 지난 8월 300인 이상 대형학원의 대면수업을 전면 금지하면서 학원들은 두 달 가까이 대면 수업을 하지 못했다. 취업준비생 이모씨(27)는 “아무래도 온라인 수업은 집중도가 떨어지다 보니 대면 수업이 반갑다”고 했다. 일부 업소는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홍익대 인근의 한 노래방은 체온측정을 할 수 있는 기기를 갖추지 않고 사람 없이 출입명부만 놓여 있었다.

일각에서는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지나치게 이르다는 반응이 나온다. 직장인 배모씨(29)는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아닌데 국민 피로감이라는 명분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는 것은 ‘주먹구구식’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완화에 앞선 사전 조치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요일에 발표하고 월요일에 바로 시행하라니 현장에서 제대로 된 방역 조치가 이뤄질 수 없다”며 “1~2주 전에 거리두기 완화를 발표하고 사전에 충분히 방역을 교육하고 준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