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맡기 싫어"…중고교 담임 5명 중 1명은 '기간제교사'

입력 2020-10-11 14:27
수정 2020-10-11 14:38

정규직 교원의 담임교사 업무 회피에 따라 기간제 교원이 담임교사를 맡는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고교의 기간제 교원 담임 비율은 5명 중 1명꼴로 집계됐다.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사진)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기간제 교원 담임 업무 분담 현황’에 따르면, 전체 담임교사 중 기간제 교사 비율은 △2016년 9.14% △2017년 9.99% △2018년 10.34% △2019년 11.43% △2020년 12.49%로 5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2016~2020년 5년간 초중고 학교급별 기간제 교사의 담임 비율을 살펴보면 중학교(18.64%→23.81%)와 고교(13.9%→21.01%) 모두 한 해도 빠지지 않고 계속 올라갔다. 단 초등학교 담임의 경우 수치 자체가 높지 않고(1.91%→3.17%) 2019~2020년에는 기간제 교사의 담임 비율도 다소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기간제 교사들은 재계약이 걸려 있어 담임교사와 같은 고강도 기피 업무에도 싫은 내색을 못하고 힘든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찬대 의원은 “기간제 교사들의 담임 비율이 해마다 늘어나는 건 정규직 교사들이 수업 외 과도한 업무를 기피하는 경향 때문”이라며 “각종 행정 업무, 학부모와의 마찰 등으로 담임교사를 맡길 꺼리는 탓에 상대적 약자인 기간제 교사들에게 담임 업무가 돌아간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인격 지도에 가장 힘을 쏟아야 하고 학교 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중학교에서 담임 기피 현상이 비일비재했다”며 “아이들의 학업을 지도하고 올바른 인격을 형성시키는 책임이 있는 교사가 이를 회피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채용 신분상 불리한 여건을 가진 기간제 교원들에게 담임 업무를 떠맡기는 것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교육 현장에서의 업무량이 많은 직책에 대한 처우 개선과 더불어 기간제 교원들에 대한 차별을 금지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