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수소·아라미드 이어 친환경 섬유…'뉴 효성' 이끌 미래사업 라인업 구축

입력 2020-10-11 16:08
수정 2020-10-11 16:10

효성그룹은 세계 최대 규모 액화수소 공장 설립, 탄소섬유·아라미드 공장 증설 등 미래 성장동력이 될 신사업을 육성하며 혁신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해 섬유소재 브랜드인 리젠 등 재활용 친환경 섬유제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고객들은 높은 수준의 환경 인식과 책임을 기업에 요구하고 있다”며 “친환경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제품, 소재,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효성그룹은 중공업·건설(효성중공업), 화학섬유·무역(효성티앤씨), 산업자재(효성첨단소재), 화학(효성화학)이 핵심 사업 영역이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1분기부터 세계 1위 아웃도어 백팩 업체인 오스프리에 친환경 나일론인 ‘마이판 리젠 로빅’을 공급하며 글로벌 친환경 섬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마이판 리젠 로빅은 세계 최초로 섬유제품을 생산하는 단계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소재다. 가볍고 내마모성이 뛰어나 배낭, 작업복, 수영복 등 아웃도어 제품에 적합하다. 1㎏을 생산할 때마다 6~7㎏가량의 온실가스 절감 효과까지 있다.

효성티앤씨는 나일론 외에도 폴리에스터, 스판덱스 제품군에서도 재활용 친환경 원사를 생산하는 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100% 재생 폐기물로 만드는 재활용 스판덱스인 ‘크레오라 리젠’을 출시했다. 지난 4월엔 환경부 및 제주도와 함께 자원순환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인 ‘리젠 제주’를 시작했다. 리젠 제주는 제주도에서 버려지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폴리에스터 원사다. 친환경 가방 제조 스타트업인 플리츠마마가 이 섬유로 플리츠니트 가방을 제작했다.

효성화학은 2013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 기술 개발에 성공한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케톤’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대기오염 물질인 일산화탄소를 원료로 활용해 만드는 폴리케톤은 내충격성, 내화학성 등 물성이 뛰어나 일상 속 생활용품을 비롯해 자동차, 전기전자 분야 등에서도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기존 소재 대비 화재에 강하고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강도가 두 배 이상 높아 내구성이 뛰어난 건축자재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 건립 계획을 발표하는 등 수소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월 산업용 가스 전문 세계적 화학기업인 린데그룹과 함께 2022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액화수소는 효성화학의 울산 용연공장에서 생산하는 기체부생수소에 린데의 수소액화기술을 적용해 생산된다. 두 회사는 2022년까지 용연공장 내 부지에 연산 1만3000t 규모 액화수소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120여 개의 수소충전소도 구축(신설 50곳, 확충 70곳)할 계획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5월 산업용 신소재 아라미드 증설을 위한 투자를 결정했다. 울산 아라미드 공장에 2021년 상반기까지 증설을 완료하고 생산 규모를 현재 연간 1200t에서 3700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5배 강하고 400도의 열을 견디는 난연섬유다. 고성능 타이어나 방탄복, 특수호스, 광케이블의 보강재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신소재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8월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서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연 2만4000t의 탄소섬유를 생산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2011년 국내 기업 최초로 자체기술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으며 2013년부터 전북 전주공장에서 탄소섬유를 생산하고 있다. 수소차 연료탱크를 제조하는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는 철보다 강도는 10배 강하고 무게는 25%에 불과해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