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인수합병으로 전장·로봇·AI 사업 경쟁력 높인다

입력 2020-10-11 16:15
수정 2020-10-11 16:18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달 22일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민첩한 대응’을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영 환경이 더 악화되겠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LG 계열사는 사업 모델 혁신, 공급망 점검, 인수합병(M&A)을 통한 신사업 진출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AI 결합한 스마트가전 개발 LG전자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다양한 제품에 콘텐츠와 서비스를 연계하고 제품 간 연결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할 계획이다. 가전 본연의 기능에 빅데이터가 연계된 인공지능(AI)을 더한 ‘스마트 가전’ 개발이 핵심으로 꼽힌다. ‘커넥티드 카’ 등 집 안팎의 경계 없이 일상생활을 스마트하게 즐길 수 있도록 AI 솔루션도 구축할 방침이다.

최근 코로나19로 관심이 더욱 높아진 스타일러(의류관리기), 의류건조기,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무선청소기 등 위생가전의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삼고 산업용부터 서비스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 관련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LG전자는 2018년 로봇사업센터를 설립했다. 엔젤로보틱스, 로보티즈, 아크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 로봇 관련 스타트업에 지분도 투자했다. 전기차 배터리 집중 육성 LG화학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시장 선점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확실한 1위’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500㎞ 이상 운행할 수 있는 3세대 전기차 중심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올초 기준 150조원인 수주잔액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 물량의 안정적인 공급과 향후 시장 확대에 대비해 생산 능력도 키울 예정이다. 올해 5조원대의 시설 투자 중 절반 이상을 배터리 사업에 투입하는 등 연말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고성능 순수 전기차 기준 170만 대(100GWh)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GM과의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 설립도 차질 없이 준비해 30GWh 이상의 추가 생산 능력도 확보할 계획이다.

물적분할을 통해 오는 12월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도 공식 출범한다. 전문 사업분야에 더욱 집중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신설법인의 올해 예상 매출은 13조원. 2024년까지 매출 30조원을 달성해 세계 최고의 배터리 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OLED 신(新)공장…격차 벌린다 LG디스플레이는 커지고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경기 파주와 중국 광저우에서 대형 패널을 생산하는 투트랙 생산체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OLED 패널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 업체들이 양산 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LG디스플레이의 판단이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OLED 공장 가동을 계기로 경쟁사들과 격차를 크게 벌릴 계획이다. 10.5세대 OLED 공장인 파주 P10 공장까지 가동되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생산량은 크게 증가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대세화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비대면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5G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성장을 이끌어간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서비스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5G를 기반으로 클라우드와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인 ‘U+5G 서비스 3.0’을 선보이고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계획이다. 본사에서 자체 검증한 ‘AI 얼굴인식 출입통제 시스템’을 외부로 확장하는 등 정보기술(IT) 신기술을 바탕으로 비대면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