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투자한 디스커버리의 야심…한국에서 먹힐까 [이슈+]

입력 2020-10-09 08:30
수정 2020-10-09 09:32

과학, 역사, 자연 분야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등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다뤄온 디스커버리 채널이 한국 시청자 취향 저격에 나섰다.

최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정일훈 디스커버리 코리아 대표이사는 "2022년 말까지 500억 원을 투자해 한국 시청자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K-콘텐츠에 대한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디스커버리 채널은 한국인들의 취향을 고려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및 디스커버리가 보유한 16개의 플래그십 채널에 있는 콘텐츠를 선별하여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디스커버리 채널은 '아시아 K 콘텐츠 허브'가 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디스커버리 "한국, 공략 시장 아닌 상생의 개념"
핵심은 제작 노하우와 콘텐츠 포맷 공유다. 타 해외 채널이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췄다면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는 국내 플랫폼 및 제작사와의 '콘텐츠 컨버저스'를 강조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형 디스커버리 콘텐츠를 공동으로 해외에 선보여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하고, '아시아 K-콘텐츠 허브'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한국 제작진이 기획 및 연출하는 콘텐츠에 해외 제작진, 출연진들이 함께하는 한국형 디스커버리 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한국형 디스커버리 콘텐츠 제작을 위해 이들은 △콘텐츠 전문 제작사 스튜디오 디스커버리 설립 △스카이티브이(skyTV), KBS, MBC 등 국내 방송사와의 파트너십 △국내 예능 분야 제작진 영입을 추진해왔다.

'스튜디오 디스커버리'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 디스커버리의 아시아 최초 콘텐츠 제작사이자, KT그룹 미디어 계열사인 스카이티브이(skyTV)와 손잡고 설립한 합작투자회사(JV)다.

SBS 예능국장을 역임한 정순영PD를 제작총괄로 영입했으며, 이외에도 리얼 예능 프로그램 제작 경험이 있는 유수의 PD들이 대거 합류해 제작 역량을 강화했다.

KBS, MBC 등 방송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재미가 담긴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정일훈 대표는 "한국을 공략해야 하는 시장이 아닌 제작 노하우를 공유하고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 나가며 상생하는 스튜디오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는 2020년 4분기에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디스커버리 오리지널' 5편과 한국인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 엄선한 해외 콘텐츠 '디스커버리 베스트 오브 글로벌' 5편 등 총 10편의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디스커버리 오리지널'은 연말까지 총 70시간에 달하는 에피소드를 공개할 예정이다.

스튜디오 디스커버리와 KBS가 공동제작한 자급자족 프로젝트 '땅만 빌리지', 지난 9월 1일 개국 이후 가장 먼저 공개한 오리지널 콘텐츠인 최후 인류 생존 지침서 '서바이블', 스카이티브이(skyTV)와 공동 제작 및 편성하는 리얼한 사랑 이야기를 볼 수 있는 러브 논픽션 프로그램 '스트레인저', 주한 외국인 셰프들이 펼치는 맛의 진검승부 '플레이트', 서울 시내 빈 집 리모델링을 통해 주거에 대한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하는 MBC와 공동 제작 및 편성 예정인 '빈집 살래'다.

'디스커버리 베스트 오브 글로벌' 5편은 글로벌 미디어 그룹 디스커버리가 보유한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들 가운데 정통 서바이벌은 물론, 주거, 여행, 음식 실험 등 한국인들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선별해, 12월까지 총 250시간에 걸쳐 방영된다. KBS X 디스커버리 '땅만 빌리지', 대자연에서 세컨라이프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의 2020년 4분기를 대표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땅만 빌리지'다.

스튜디오 디스커버리가 KBS와 공동으로 제작한 '땅만 빌리지'는 70년간 민간에 공개되지 않았던 천혜의 자연 속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예인들이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집을 직접 디자인하고 꾸미는 동시에 하나의 마을을 이뤄 나가는 '자급자족 프로젝트'다. 김병만, 김구라, 유인영, 이기우, 윤두준, MC그리, 오마이걸 효정이 출연한다.

메인 연출을 맡은 김영화PD는 "일상에서 벗어난 대자연 속에서 나만의 세컨하우스를 짓고 세컨라이프를 살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점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예인들이 자기만의 집을 디자인하고, 더 나아가서 한마을의 구성원으로서 관계를 맺어가는 모습들을 보여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구라는 '땅만 빌리지'에서 유일하게 아들 엠씨 그리와 동반 출연한다. 그는 "사실 할 줄 아는 부분이 별로 없어서 이곳에서는 마을 밖으로 나가서 장을 봐오기도 하고, 마을 상황도 주민들과 공유하면서, 저녁 메뉴를 어떤 것을 할 지 상의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 외에 땅만 빌리지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을 계속 찾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김병만은 "땅만 빌리지에서는 빌더의 역할로, 주어진 다양한 도구들로 마을을 만들어 나간다” 며 “지금까지 집을 한 4채 정도 지어본 경험이 있어, 이를 토대로 이곳에서 다른 연예인분들하고 함께 사는 마을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재미가 있는 부분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윤두준은 "군 복무를 하면서 1년 반 정도를 강원도에서 살다 보니 도시가 그리웠는데, 오히려 전역 후에는 자연이 그리워졌다"며 "출연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자연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출연하는 분들을 평소에 워낙 좋아해서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했다.

관전 포인트로 김구라는 “사실 힐링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은 많지만 우리 프로그램의 차별점은 각자 자신의 취향이 담긴 집을 만들고 정말 제작진의 참여가 적은 리얼한 자연 속에서 세컨하우스와 마을 공동체 생활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1월 3일 첫 방송 예정.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