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잡으러 다녀올게!'…예탁금 한 달 만에 50조 아래로

입력 2020-10-08 15:45
수정 2020-10-08 16:03

빅히트 기업공개(IPO)에 공모주 청약금이 몰리면서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한 달만에 5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6일 기준 49조1950억원을 기록하며 전날(58조313억원)보다 9조원 가량 줄었다. 투자자예탁금이 5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3일(47조3964억원)이후 약 한 달만이다.

이달 5일~6일 진행된 빅히트 공모주 청약을 위한 자금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빅히트 청약에는 약 58조원이 몰렸다. 지난달 1일부터 2일까지 진행된 카카오게임즈 청약때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8월 31일 투자자예탁금은 60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가 카카오게임즈 청약 마지막날이었던 9월 2일 48조원대로 감소했다. 청약금 환불 이후인 4일에는 다시 63조2581억원으로 급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청약금 환불 이후 투자자예탁금이 50조원 이하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이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상장 이전에 줄곧 40조원대를 유지했었고 공모청약 자금 상당수가 일반 주식투자와 무관한 자금인 점을 고려하면 이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증권사 관계자는 “3개월 사이에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라는 ‘IPO 대어’들이 연이어 상장한 덕분에 50조원 이상의 예탁금이 유지된 것”이라며 “당분간 이런 연속적인 상장은 나타나기 힘들다”고 봤다. 게임회사 크래프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페이 등이 내년 상장을 예고했지만 아직 일정은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다.

빅히트 상장 주관사들은 청약금 환불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며 예탁금 붙잡기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이달 8일부터 16일까지 ‘환불금 원정대’ 이벤트를 진행한다. 펀드, 파생결합증권, 채권 등에 가입한 투자자에게 최대 10만원을 지급하고 신규 고객의 경우 국내외주식 1000만원 이상 거래 시 상품을 추가로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도 8일부터 23일까지 한국투자증권에서 판매하는 펀드·랩어카운트·주가연계증권(ELS)에 가입 시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미래에셋대우도 일정 금액 이상 주식을 매수하거나 금융상품에 가입한 환불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상품을 지급한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