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컨소시엄이 총 사업비 2조5000억원 규모의 ‘세종 스마트시티’ 사업을 따냈다. 그동안 쌓아온 스마트시티 구축 노하우가 사업자 선정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LG CNS는 이번 수주를 발판으로 스마트시티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세종 스마트시티 ‘데이터 공유 도시’로
국토교통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8일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LG CNS가 이끄는 ‘세종 O1’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LG CNS 컨소시엄은 현대자동차·KT 컨소시엄과 경합 끝에 수주에 성공했다.
세종 스마트시티는 2023년 4월 입주를 목표로 세종시 합강리 일대 274만㎡(약 83만 평) 규모 용지에 첨단 정보기술(IT)을 적용한 디지털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자율주행, 원격진료, 스마트 교육, 드론 배송, 스마트 신호등, 스마트 커뮤니티 등 서비스가 구현된다.
시범도시는 LG CNS가 제안한 개방형 데이터 플랫폼 ‘O1 시티허브’로 운영될 계획이다. O1 시티허브는 교통, 금융, 환경, 안전, 에너지 등 도시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가 모이고 이를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스마트시티 운영에 참여하는 모든 공공사업자와 민간기업이 플랫폼에 들어와 데이터를 공유하고, 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면서 협력할 수 있다. 기업·분야 간 데이터 칸막이를 해소해 시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O1 시티허브는 LG CNS가 2018년 개발한 ‘시티 허브’를 업그레이드한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이다. LG CNS 관계자는 “스마트시티는 IT, 금융, 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기업들이 조화롭게 융합돼야 한다”며 “이들을 묶어주는 데이터 플랫폼으로 세종 시범도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시티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LG CNS가 선정된 데는 스마트시티와 관련한 풍부한 사업 경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LG CNS는 2000년대부터 국토부와 함께 스마트시티의 전신인 유비쿼터스시티(U시티) 사업을 수행했다. 판교 U시티 구축(2008년), 청라 U시티 구축(2010년)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시 교통카드(T머니) 시스템 구축에도 참여해 모빌리티 시스템 영역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노하우를 쌓았다.
각 분야 전문성 있는 기업들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에는 LG전자, LG유플러스 등 LG 계열사뿐만 아니라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CJ올리브네트웍스, 한양 등이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기업의 협업이 필요한 스마트시티에서 각 분야 전문기업이 골고루 참여한 LG CNS 컨소시엄이 후한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LG CNS는 이번 사업을 발판으로 스마트시티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세종 국가시범도시 개발은 국내 최초로 민관 특수목적법인(SPC)이 계획·개발·운영까지 모두 총괄하는 사업이다. 성공적으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급성장하는 스마트시티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스앤드마켓스는 글로벌 스마트시티 시장 규모가 2018년 3080억달러에서 2023년 6172억달러로 연평균 18.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선 부산에코델타시티, 구리시 한강변 도시개발 프로젝트, 청라 국제업무지구 개발, 3기 신도시 등 스마트시티 사업자 공모가 연이어 나올 예정이다. LG CNS 관계자는 “세종 국가시범도시 구축을 통해 레퍼런스를 쌓은 뒤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진출해 스마트시티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구민기/최진석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