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어게인' 이도현이 남다른 감정 연기로 '설렘지수'를 높이고 있다.
6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18 어게인'에서는 아내 정다정(김하늘 분)에게 선뜻 다가서지 못하고 그저 먼발치에서 맴도는 고우영(이도현 분)의 애틋한 순애보가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고우영의 복잡 미묘한 감정선을 깊이 있게 그려낸 이도현의 열연에 연일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고우영은 정다정과 예지훈(위하준 분)의 관계가 신경 쓰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구두 굽이 부러져 넘어진 그녀에게 달려갔지만, 자신이 아닌 예지훈의 손을 잡고 일어서는 정다정의 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만 볼 뿐이었다. 두 사람이 병원으로 향한 사이, 홀로 구둣방을 찾은 고우영은 고친 구두와 함께 슬리퍼를 사 들고 돌아왔다. 하지만 예지훈이 선물한 새 운동화를 신고 그의 차에 올라타는 정다정을 지켜보는 고우영의 눈빛에는 왠지 모를 슬픔이 어려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고덕진(김강현 분)에게 살벌한 화풀이를 쏟아내고 나오던 고우영과 추애린(이미도 분)의 뜻밖의 만남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옆구리 터진 슬리퍼 때문에 넘어질 뻔한 추애린 앞에 마성의 연하남(?) 고우영이 나타난 것.
무심하게 떠나는가 싶다가도 다시 돌아와 "있던 거"라며 슬리퍼를 건네는 고우영과 추애린의 귀여운 착각이 대비되며 웃음부터 설렘까지 동시에 선사했다.
고우영은 아버지 홍주만(이병준 분)을 찾아가기도 했다. 그가 모는 버스에 몸을 실은 고우영은 한 승객의 난동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비록 떨어져 지낸 세월은 길었지만 아버지를 향한 마음은 깊어져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아들 대영이라고 밝힐 수는 없는 터. 홍주만은 그를 손주 홍시우(려운 분)의 친구인 줄로만 믿으며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
고우영은 오랜만에 마주 앉은 아버지와의 자리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그동안 아내 정다정이 아버지를 살뜰히 챙기며 자신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맞은편 정류장에 선 정다정을 바라보는 고우영은 고맙고 미안한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그때 예고 없이 쏟아지는 소나기에 고우영과 정다정은 함께 우산을 쓰고 걸었다. 닿을 듯 가까운 두 사람의 거리가 설렘을 유발하는 가운데, 고우영은 "고마워요. 항상 챙겨줘서"라며 "한 번도 제대로 말해본 적 없는 것 같아서"라고 나직하게 덧붙였다.
오롯이 37세 홍대영이 돼 전한 그의 인사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욱 뭉클하게 만들었다.
한편 고우영은 또 한 번 정체 발각 위기에 휩싸였다. 실연의 슬픔에 젖은 고덕진과 이를 위로하는 고우영의 대화를 추애린이 우연히 듣게 된 것. "네가 아니라 내가 젊어졌어야 했는데, 왜 그런 복은 너한테만 가는 거냐고"라는 고덕진의 철없는 투정에 "넌 이게 좋은 건 줄 아냐? 다정이한테 나라고 말도 못 하고 이렇게 주변만 맴도는데"라는 고우영의 토로는 그녀의 의심을 확신으로 바꿨다.
결국 추애린에게 가짜 부자(父子)란 비밀이 탄로 난 두 사람. 여기에 정다정까지 가세한 이들의 사자대면 엔딩은 긴장감과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다시 찾아온 리즈시절은 화려하고 눈부실 줄만 알았다, 하지만 고우영이라는 존재로 사랑하는 이들의 곁에 머물 수 있다는 안도와 행복도 잠시, 진짜 홍대영 자신이 필요한 순간마저 숨을 수밖에 없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도현은 이런 고우영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진솔하게 풀어내며 웃음과 설렘, 공감과 감동을 불어넣었다. 매회 존재감을 과시하며 진가를 드러내고 있는 이도현. 대세 신예에서 '믿보배'로 완벽하게 거듭난 그의 활약이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이날 이도현은 에필로그를 통해 예기치 못한 반전과 함께 설렘을 극대화하며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기도. 정다정에게 선물할 구두를 고르는 고우영의 모습이 담기며 그가 베일에 싸인 '1호 팬'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
무엇보다 깜빡이던 계단등 전구를 갈아 끼우고, 잔뜩 밀려있는 설거지를 해주고, 별것 아니지만 좋아하는 간식을 사다 주는 등 소소한 일상 속에 그녀를 웃게 만드는 고우영의 따뜻한 진심이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18 어게인'은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