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들은 2010년대 들어 거주 환경 및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반영해 인테리어 스타일, 구조, 설계 등을 차별화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 등장한 4베이(방 3칸과 거실 전면향 배치) 평면과 3면 발코니 평면이 대중화되면서 공간 활용을 다양화한 옵션 상품을 중점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 확대, 언택트(비대면) 생활 등을 고려해 내부 공간을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는 특화 설계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취향 따라 선택…옵션 확대GS건설은 2000년대 후반 이후 공간 활용을 다양화한 옵션 상품을 제시했다. 알파룸(자투리 공간)을 주방 옆에 배치해 주방을 확장해서 쓸 수 있게 했다. 수요자가 원하면 대형 팬트리, 드레스룸으로 활용하는 등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혔다. 가구 밖 외부 창고도 첫선을 보였다. 2017년 GS건설이 청라파크자이더테라스에서 선보인 2.8~3.3㎡ 규모의 개방형 알파공간은 특화 공간 아이템으로 주목받았다.
대림산업은 고객의 생활 패턴을 적극 반영해 인테리어 스타일, 설계까지 통합적으로 차별화한 주거 플랫폼 ‘C2 HOUSE(씨2하우스)’를 탄생시켰다. C2 HOUSE의 세 가지 요소는 디자인 차별화, 주거 최적화, 라이프스타일 맞춤이다. 고객들이 큰 불편 요소로 꼽는 동선과 수납 문제를 해결하고, 자유롭게 구조를 변경할 수 있는 설계 특화 방안을 제시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인테리어에 소비자 취향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본 바닥재아트월가구 도어 색상, 도어 개폐 방식 등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 범위를 늘리고 있다. 거실주방과 침실의 가변성을 강조한 슬라이딩 도어, 침실 한 개에 욕실 한 개를 배치하는 ‘원룸원배스’, 조리공간은 최소화하고 식사공간은 늘린 주방(콤팩트 키친)과 와이드 다이닝 등 미래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는 평면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설계에 공을 들인 단지들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경기 수원시 원천동에서 공급한 영흥공원푸르지오파크비엔 전용 84㎡A는 네 번째 침실을 옵션에 따라 히든(폐쇄) 주방과 조망형 다이닝 공간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용 117㎡B는 파노라마뷰가 가능한 3면 개방형 구조를 도입하고 복도 팬트리와 주방 대형 팬트리를 제공한다. 수요자 맞춤형 설계가 적용되는 장점이 더해지면서 1순위 청약 결과 15.1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반영한 특화 설계 속속 ‘눈길’
코로나19 이후에는 이른바 ‘집콕’ 생활을 위한 특화 설계와 언택트 기술 도입도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건설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기기인 하이오티(Hi-oT), 빌트인 음성인식 시스템 보이스홈, 무선통신기술 등을 활용해 급변하는 언택트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빌트인 음성인식 스피커를 월패드, 주방 거치대, 침실 등에 설치해 조명 난방 등 하이오티 빌트인 기기를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SK건설은 지난 8월 코로나19로 인한 환경 변화와 다양해진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18개 타입의 신평면을 선보였다. 클린-케어 평면은 현관에 중문과 신발 살균기를 설치한다. 또 거실로 향하는 중문 외 별도의 공간인 클린-케어룸을 조성해 동선을 분리했다.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거실과 침실을 하나로 통합해 사용하는 ‘FLEX 59’와 육아를 하는 맞벌이 부부와 부모가 같이 사는 30~40 트렌드를 반영한 ‘캥거루 하우스’ 평면도 내놨다.
롯데건설도 같은달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라이프스타일과 소비문화를 반영한 ‘AZIT(아지트) 3.0’을 제안했다. 건강과 위생에 특화된 빌트인 가전 상품인 퓨어패키지를 개발하고, 환기에 특화된 클린에어시스템을 전면 도입했다. 또 재택근무와 온라인 학습으로 인한 침실과 업무공간, 학습공간 분리에 대한 니즈를 반영한 ‘홈 오피스형 평면’을 제시했다. 안방과 연계된 대형 드레스룸에 책상과 책꽂이형 선반, 서랍으로 구성된 시스템 가구를 접목해 서재 및 업무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자녀방은 측면 발코니 부분에 서재형 시스템 가구가 적용된 홈 오피스형 평면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주거 라이프스타일과 집이 변화하고 있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인테리어 상품을 개발하고 시장 변화와 트렌드를 리드해 가는 맞춤형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윤아영/장현주 기자 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