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업계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프롭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국내 대형 건설사부터 스타트업까지 빅데이터와 가상현실(VR) 등 신기술을 활용해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프롭테크는 IT를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 산업을 의미한다. 국내 프롭테크기업 모임인 한국프롭테크포럼은 2018년 10월 설립된 지 약 2년 만에 회원사가 214곳으로 늘었다. 건설사와 시행사뿐 아니라 각종 스타트업 130곳이 가입했다. 국내 프롭테크산업은 초기 공유오피스와 온라인 중개 플랫폼 위주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부동산 가치 분석, 건설 현장 관리,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로 진화하고 있다.
VR을 인테리어와 건설현장 관리 등에 활용하는 스타트업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어반베이스(사진)는 머신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종이 형태의 건축 도면을 몇 초 만에 3차원(3D)으로 자동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해 국내를 비롯해 일본 미국 유럽 등에서 특허 등록을 마쳤다. 클릭 몇 번으로 국내 아파트 대부분을 주택형별로 가상 공간에서 재현해 가전과 가구를 배치하고 장판, 벽지 등을 시험해볼 수 있다. 큐픽스는 아파트 건설현장을 3D로 구현해 공사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리자가 주석을 달아 현장에 작업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림플래닛도 VR, 증강현실(AR) 등 체감형 기술을 도입해 전시회, 쇼핑시설 등의 3차원 공간을 구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부동산 가치 판단을 돕는 기술도 있다. 스페이스워크의 랜드북은 면적 440㎡ 이하 소규모 토지의 개발 규모 및 사업성을 신속하게 분석해 개발 가치 판단과 결정을 돕는다. 랜드북 가로주택 서비스는 AI 기반 가로주택 건축설계 프로그램을 통해 가로주택 및 소규모 재건축의 사업성을 신속하게 검토해준다.
건설현장에 드론을 활용하는 기업도 나왔다. 엔젤스윙은 대규모 토목공사 현장에서 드론이 찍은 항공사진을 3D로 편집해 작업량 등 공정상황을 보여준다. 1㎢ 기준 2명이 14일 동안 할 측량을 드론이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 얼마 전 GS건설이 이 기업에 투자했다.
업계에선 프롭테크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인혜 한국프롭테크포럼 사무처장은 “건설·부동산산업은 아직 디지털화하지 않은 부분이 많아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해외에선 프롭테크 관련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20개 넘게 나온 만큼 국내에도 2~3년 안에 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