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에 불리한 국정감사 증인 채택이 연이어 불발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인에 대해서는 무더기 증인 신청이 이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국감에서도 다수 의석을 확보한 거대 여당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불발됐다.
지난 5일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씨의 군 복무 특혜 의혹에 대한 증인으로 서씨 본인을 비롯해 10여 명의 증인을 신청했으나 한 명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윤영찬 민주당 의원의 카카오 소환 문자 사건과 관련해 뉴스 알고리즘 파악을 위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을 증인으로 불렀으나 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정무위원회에서도 옵티머스 사태의 핵심 증인인 이모 청와대 행정관과 이스타항공 사태로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직 의원의 딸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 등에 대한 국감 증인 채택을 야당이 요청했으나 불발됐다.
기업인에 대한 증인 채택은 줄을 잇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양진모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민간기업의 농어촌상생협력기금 기부 실적 저조를 들어 이들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겠다는 의도다. LG그룹 역시 그룹사 임원들이 4개 상임위에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받았다.
구본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환경노동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나서지 않기로 했다. 국감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청와대 개입 문제와 자신의 해임 부당성 등에 대해 증언하겠다고 했지만 돌연 이를 철회한 것이다.
이동훈/김소현/인천=강준완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