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큐렉소와 개발한 국산 척추수술로봇 도입

입력 2020-10-06 09:38
수정 2020-10-06 09:40


세브란스병원이 국내서 개발된 첫 척추수술로봇을 활용해 환자 수술을 시작했다.

이성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국산 척추수술로봇인 '큐비스 스파인'을 활용해 척추관 협착증과 퇴행성 전방전위증 환자 수술을 진행했다고 6일 밝혔다.

큐비스 스파인은 세브란스병원과 큐렉소가 개발한 국내 첫 척추수술로봇이다. 수술을 받은 민모씨(63)는 심한 퇴행성 척추 전방전위증 진단을 받고 지난달 23일 큐비스 스파인을 활용한 척추경 나사못 고정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영상 검사에서 나사못이 잘 고정됐다는 것도 확인됐다. 환자는 증상이 호전돼 수술 후 5일 만에 퇴원했다.

인구 고령화로 척추질환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척추관협착증 추간판탈출증 척추측만증 등 척추질환이 있으면 통증과 마비 증상 때문에 환자가 일상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척추질환 치료는 비수술 치료와 수술 치료로 나뉘는데, 수술치료는 나사못을 이용해 척추를 고정하는 방식이다. 이때 나사못을 정확하게 박는 것이 중요하다. 안쪽으로 잘못 넣으면 신경 손상 마비나 통증 등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바깥쪽으로 잘못 넣으면 근육과 혈관, 신경이 손상돼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

수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의료진이 이동형 엑스레이 장비(C-ARM) 등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수술했지만 이 방법은 환자와 의료진이 방사선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로봇을 활용한 수술이 늘어나는 배경이다.

큐비스 스파인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첫 척추수술로봇이다. 세계에서는 다섯번째로 상용화된 척추수술로봇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연내 50건의 수술에 이 로봇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후 한달에 50건 로봇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이 교수는 "세계적으로 성장 규모가 커지는 척추수술로봇 분야에서 국산 제품의 수술 횟수를 늘리고 임상 근거를 만들면 시장 진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척추수술로봇의 임상데이터는 국산 수술 로봇산업의 발전과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