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핀테크대상 2020’에서 서비스 분야 대상(금융위원장상)을 받은 농협은행은 핀테크 영역에서 존재감이 크다. 은행권 최고 모바일 앱으로 주목받는 풀뱅킹 앱 NH스마트뱅킹과 간편 뱅킹앱 올원뱅크가 주무기다.
농협은행은 ‘NH 가고싶은 대한민국 적금’을 지난 8월 선보였다. 농협은행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NH디지털 챌린지 플러스에 참여하는 엘핀의 위치인증기술을 접목해 소비자가 전국 여행을 다닌 것으로 확인되면 우대금리를 주는 게 특징이다.
농협은행은 기존 우대 기준인 카드 실적은 한계가 있다고 봤다. 대상자가 농협카드 보유자로 제한되고, 결제지역과 가맹점 주소지의 일치 여부도 부정확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위치인증 기술을 사용하면 정확도가 대폭 올라간다. 향후 다양한 콘셉트의 상품과 연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컸다.
위치정보를 읽어 들일 땐 이동통신사 기지국 인프라를 활용한다. NH 가고싶은 대한민국 적금이 금융권 최초의 ‘행동 데이터 금융상품’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소비자에게 국내 여행을 권장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공익적 효과도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농협은행은 모바일 앱을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대에 걸맞게 개편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최근 NH스마트뱅킹에 덧붙인 ‘내가 받은 혜택 한눈에 보기’ 기능이 대표적인 사례다. 앱으로 개인별 금리 우대와 수수료 면제 등 혜택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고객 데이터를 3만6000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나의 금융 상태를 비교할 수 있는 자산비교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농협은행은 다른 은행은 물론 핀테크기업과의 비대면 금융 경쟁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농협만의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오픈뱅킹을 활용한 기업 전용 결제 서비스와 계좌이체 기반 결제 플랫폼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간편결제 서비스도 내놓기로 했다.
농협은행의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오픈API)는 은행권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손병환 농협은행장(사진)이 디지털금융부장 시절이던 2015년 국내 금융회사로는 최초로 ‘공개’를 결정했다. 오픈API란 프로그래밍 명령어 묶음(소스코드)을 누구든 프로그램 개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금융권 오픈뱅킹의 산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손 행장은 “‘디지털 휴먼뱅크’라는 경영목표에 걸맞게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