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한농, 13년 '제초제 투자' 결실…美시장 뚫었다

입력 2020-10-06 17:16
수정 2020-10-07 02:35
LG화학 자회사인 팜한농이 자체 개발한 신물질 제초제 ‘테라도’가 미국에서 신규 제초제로 등록됐다.

팜한농은 테라도가 미국 환경보호청(EPA)으로부터 ‘비선택성 제초제’로 승인받았다고 6일 발표했다. 회사 측은 “미국 EPA의 신규 작물보호제 등록은 신규 의약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는 것에 비견되는 쾌거”라며 “미국 수출이 시작되면 세계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이 미국에서 제초제 등록에 성공한 것은 작년 12월 목우연구소의 잔디용 제초제(제품명 포아큐어)에 이어 두 번째다. 식용작물 제초제 중에서는 처음이다.

테라도는 살포한 지역의 모든 잡초를 제거하는 비선택성 제초제다. 팜한농과 한국화학연구원이 2005년부터 개발에 나서 13년간 400억원을 투자했다. 옥수수, 콩, 밀, 면화 등의 작물을 재배하기 전에 농경지의 잡초를 제거하는 데 주로 쓰인다. 기존에 많이 쓰인 글리포세이트계 제초제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리포세이트계 제초제에 내성을 보이는 잡초가 미국 호주 등에서 급속히 확산하고 있어서다.

테라도는 피리미딘다이온계의 새로운 접촉형 제초제다. 잡초의 엽록소 생성을 억제하고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세포를 파괴한다. 잡초 잎과 줄기의 녹색 부분(엽록체)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엽록체가 없는 사람, 가축에는 해롭지 않다.

테라도는 국내에선 2018년 3월 출시돼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은 15% 수준이다. 팜한농은 2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미국 제초제 시장에서도 점유율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연내 100만달러 규모의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