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국시 보게 해달라"…의대 학장들 권익위 찾아 호소

입력 2020-10-06 17:00
수정 2020-10-06 17:02

진나 5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회와 서울시 25개구 의사회 회장단에 이어 전국 의과대학 학장 등이 6일 국민권익위원회를 찾아 의대 4학년생들이 국가고시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장과 원장들로 구성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이날 오전 '의대생 의사국가고시 미응시 사태'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권익위원회를 방문해 긴급 간담회를 진행했다.

KAMC 이사장인 한희철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는 "제자들의 국가고시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널리 혜량해 주길 부탁드린다"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한 국가위기 상황인 만큼 이번 국가고시 문제를 현명하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국민신문고 기능을 가진 권익위가 도와주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한재진 이화여대 의과대학장 겸 의학전문대학원장은 "의사 양성의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는 의과대학 학장들은 의대생들이 국가고시 응시기회를 잃게 되고 조속히 교육현장으로 복귀하지 못한 것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달 16일까지 국시 실기시험 재응시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대생들이 올해 시험을 보지 못해 내년에 병원 내 의사 수급 불균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커 의료공백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의대생 국가고시 문제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우선 이날부터 접수가 시작되는 필기시험에 학생들이 반드시 응시하도록 의대학장들과 의료계 선배들이 잘 설득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권익위가 사회적 갈등 해결의 중추기관으로서 국민들의 의견과 의료계 및 관계기관 등 각계의 목소리를 잘 살펴 의대생 국가고시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전국의대교수협의회와 서울시 25개구 의사회 회장단이 권익위에 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 문제해결을 위한 집단민원 조정을 신청했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전날에도 간담회를 주재하고 민원 내용을 청취했다. 해당 간담회에는 대한의사협회 강남구의사회 황규석 회장, 성북구의사회 이향애 회장, 동대문구의사회 이태연 회장과 권성택 전국의과대학교 교수협의회 대표 등이 참석했다.

권성택 교수는 "제자들인 의대생들이 국가고시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권익위 신문고를 찾게 됐다"며 "권익위가 국민 건강을 위한 보건의료 인력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의대생들의 국시 문제를 잘 풀어주시길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시험은 국시 응시대상 의대생 3172명 중 446명(14%)만 신청한 상태다. 국시 재응시 요구는 지난 8월 '의료파업' 여파로 발생했다. 파업 동참의사를 밝힌 의대생들은 동맹휴학, 국시 보이콧으로 선배 의사들에게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의대생들은 지난달 4일 여당, 보건복지부, 의사협회 간 집단휴진 중단 등을 골자로 한 합의 이후에도 국시 거부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희망자에 한해 지난달 8일부터 국시가 치러치고 있다. 국시는 오는 11월20일까지 분산 시행된다. 의대생들은 국시 응시 마감(지난달 6일 자정)을 넘긴 지난달 24일에서야 응시를 하겠다는 입장을 선회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국민적 동의가 없다면 추가 응시 기회를 주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 여론도 냉랭하다. 국시 재응시에 반대하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57만1995명이 동의했다. 현재 청원은 마감됐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