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장관직에서 경질된 죠반니 안젤로 베추(72·이탈리아) 추기경의 베드로 성금 부정 사용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에 따르면 아동 성학대 혐의로 기소된 조지 펠(79·호주) 추기경의 유죄를 끌어내기 위해 베추 추기경이 핵심 증인에게 뇌물 조로 베드로 성금 70만유로(약 9억5487만원)를 송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펠 추기경은 2014년 교황청 모든 조직의 재무 활동을 감독하는 재무원의 초대 원장으로 교황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금융·재정 개혁을 진두지휘하던 인물이다.
펠 추기경은 1997년 호주에서 아동 성학대 의혹이 폭로돼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재무원장직에서 사임하고 교황청을 떠났다. 1심과 2심에서 징역 6년의 유죄를 선고 받았지만 대법원 최종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펠 추기경은 재무원장 재직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베추 추기경과 금융 개혁을 놓고 갈등이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장관은 교황청의 재산과 재무 활동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교황청 관료 조직의 심장부인 국무원에서도 최고 요직이다.
두 사람의 대립은 교황청 안팎에서 공공연한 사실로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에도 갈등이 이어졌다. 펠 추기경은 교황청의 재정을 외부 회계 기관의 감시·감독 아래 두기로 했다. 베추 추기경이 이에 반발해 재무원의 결정을 뒤집었다.
펠 추기경은 지난달 30일 로마의 피우미치노 국제공항을 통해 이탈리아에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배추 추기경 비리 의혹과 관련한 보도가 쏟아지고 있어 그의 입국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