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05일(17:4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교촌에프앤비가 다음달 최대 713억원 규모의 주식 공모에 나선다. 프랜차이즈 기업 중 유가증권시장에 직접 상장하는 첫 사례다.
교촌에프앤비은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공모 대상 주식은 모두 580만주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주당 1만600~1만2300원, 총 공모금액은 614억8000만원~713억4000만원이다.
공모가 범위를 기준으로 한 상장 후 시가총액은 2800~3300억원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295억원)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수준이다. 오는 28~29일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 청약)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다음달 3~4일 일반청약을 받고, 11월 중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증권이다.
증권가에선 교촌에프앤비가 그동안 한 번도 직상장에 성공하지 못했던 프랜차이즈 기업의 체면을 세워줄지 주목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 입성한 프랜차이즈 업체로는 태창파로스(쪼끼쪼끼), MP그룹(미스터피자), 해마로푸드서비스(맘스터치), 디딤(마포갈매기, 연안식당) 등이 있으나 모두 스팩(SPAC)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이후 태창파로스는 상장 폐지됐고 MP그룹은 거래 정지 상황을 맞았다. 이 때문에 프랜차이즈 기업은 상장 후 안정적인 상장을 기대하기 어렵고 투자 위험도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교촌에프앤비는 기존 외식 가맹점 사업과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801억원으로 전년대비 12% 늘었고 영업익은 394억원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배달 주문이 늘어나면서 상반기 실적도 전년보다 증가했다. 교촌치킨의 가맹점수는 1000여개로 한 점포당 평균 매출액은 2018년 기준 약 6억1827만원(2018년 기준)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등록된 치킨 브랜드 중 가장 높다.
이 회사는 기업가치가 4000억원 대로 추산됐지만 몸값을 낮췄다. 최근 주가 변동성이 커졌고 대형 공모주에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관사 측은 “코로나19로 미국 도미노 피자의 주가가 올 2월 280달러에서 최근 434달러로 2배 가까이 치솟을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배달 업체의 경쟁력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며 “교촌도 한국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로서 상장 이후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가능성을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교촌에프앤비는 2018년 3월 상장 계획을 발표했으나 그해 10월 오너가의 직원 폭행 사건으로 갑질 논란이 일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창업자인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전 회장은 이듬해 소진세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을 회장으로 임명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현재는 소 회장과 황학수 대표이사가 경영을 맡고 있다. 비에이치앤바이오㈜와 케이앤피푸드㈜ 등 계열사를 교촌에프앤비의 100% 자회사로 두고 지배구조 문제도 개선했다. 지난달 기준 권원강 전 회장이 지분 96.8%을 보유 중이다.
전예진/박종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