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영화관 체인인 시네월드그룹이 영국과 미국 전역에서 올 들어 두 번째 임시 휴관에 들어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뚝 끊긴 탓이다.
시네월드는 오는 8일부터 두 달여간 미국과 영국에 있는 모든 영화관의 영업을 일시 중단한다고 5일 발표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시네월드는 중국 완다시네마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11개국 790여 개 영화관에서 9500여 개 스크린을 운영 중이다. 미국과 영국에 있는 영화관은 각각 536개, 127개이며 근로자는 4만5000명에 달한다.
시네월드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3월 임시 휴관에 들어갔다. 영화관 자체를 열지 못하면서 올해 상반기 순손실이 16억달러에 달했다. 8월 세계적인 관심이 쏠린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테넷’ 개봉 시점에 맞춰 다시 영화관 문을 열었지만 예상보다 실적은 저조했다.
영화산업 전반의 수익 구조가 악화하자 제작사들은 신작 영화 개봉을 잇따라 미루고 있다. ‘테넷’ 흥행에 실패한 워너브러더스는 ‘원더우먼 1984’ 개봉 일정을 이달 2일에서 오는 12월 25일로, 제임스 본드 시리즈인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11월에서 내년 4월로 연기했다.
미국 영화협회는 영화관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제임스 캐머런, 가이 리치, 마틴 스코세이지 등 할리우드 유명 감독은 지난주 의회에 공동 서한을 보내 “영화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되면 영화관 운영사의 69%가 파산 신청을 하거나 영구 폐쇄해 일자리의 66%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1주일 단위로 집계되는 미국 박스오피스는 이달 1일 기준 1100만달러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 1월 최고치(2억4600만달러)의 5%를 밑도는 수준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