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극장가 '담보' 열풍, 82만명 동원…"가족애 공감·감동"

입력 2020-10-05 17:24
수정 2020-10-06 00:37
다양한 장르의 중소규모 영화들이 맞붙은 올 추석 연휴 극장가의 승자는 CJ ENM이 투자 배급한 가족 영화 ‘담보’(사진)였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담보’는 추석 연휴 닷새(9월 30일~10월 4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총 75만3000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이 영화의 누적 관객 수는 82만1462명이다. 같은 날 개봉한 곽도원 주연의 코미디 ‘국제수사’는 누적 관객 44만9000여 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총제작비 68억원을 들인 강대규 감독의 ‘담보’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맞은 추석 연휴에 선전하며 손익분기점 170만 명을 돌파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담보’는 사채업자가 아이를 담보로 잡고 빚 독촉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예상치 못한 인연으로 얽히게 된 사람들이 진짜 가족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관객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연 배우 성동일이 보여준 부성애와 아역 박소이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압권이었다는 평가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추석 시즌 가장 대중적인 가족 영화”라며 “초반엔 코믹하다가 후반에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고 설명했다.

향수를 자극하는 시대적 배경과 소품이 볼거리와 재미를 강화했다. 두석이 쓰는 휴대폰 초기 대중화 모델인 일명 ‘벽돌폰’과 공중전화, 비퍼 등이 중년 관객에겐 향수를, 젊은이들에겐 호기심을 유발했다. 지금과 다른 ‘초코파이’의 파란 포장지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강 감독은 “1990년대 기억을 되살려 휴대폰과 자개농 가구 등 소품에 신경을 썼다”며 “그 시대 공간을 제대로 표현하면 추억을 소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