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투자 7조원 규모로 늘리고 M&A 등 기업금융서 수익률 높일 것"

입력 2020-10-05 17:16
수정 2020-10-06 00:52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굴리는 자금 규모가 1000조원을 넘어섰다. 조 단위 자산을 운용하는 수십여 곳의 기관이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는 주요 기관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만나 이들의 전략을 소개하는 ‘한국의 큰손들에게 듣는다’ 시리즈를 시작한다. 인터뷰 전문은 마켓인사이트(www.marketinsight.kr) 참조.<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앞으로 인수합병(M&A)을 포함한 기업금융 부문과 주식시장에서 수익률을 끌어올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김호현 한국교직원공제회 기금운용총괄이사(CIO·최고운용책임자·사진)는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운용 계획을 밝혔다. 1991년 교직원공제회 공채 3기로 입사한 김 이사는 금융투자부장, 기업금융부장 등을 거쳐 작년 1월 CIO로 취임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33조원에 달하는 교직원공제회 기금자산운용을 총괄한다. 국민연금(752조원) 우정사업본부(130조원) 다음으로 큰 국내 ‘톱3’ 기관투자가다. 회원들에게 매년 지급해야 할 연 4% 안팎의 목표 수익률이 정해져 있어 대체투자를 비롯한 중위험·중수익 부문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기관으로 꼽힌다.

김 이사는 취임 후 전체 투자자산의 14.6% 수준이던 국내외 주식 투자 비중을 16.8%(6월 말 기준)까지 높였다. 특히 국내 주식에 1조원가량 추가 투자했다. 현재 교직원공제회의 국내 주식 투자액은 약 5조5000억원이다. 그는 주가 수준이 적정하다는 전제하에 “임기 내 국내 주식 투자액을 7조원까지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2440선까지 올랐다가 조정받고 있는 코스피지수는 단기 급등을 해소하기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2300선 아래에서는 투자에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김 이사가 CIO 부임 직전 몸담았던 기업금융부도 국내 자본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플레이어로 성장했다. 김 이사는 2018년 3월 기업금융팀이 부서로 확대 개편될 당시 부장직을 맡아 업무를 총괄했다. 교직원공제회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사이에서도 가장 먼저 찾고, 선호하는 출자기관으로 자리잡았다. PEF 출자 규모(약정액 기준)는 2015년 약 1조4700억원에서 올해 8월 말 기준 총 4조1700억원까지 불어났다. 출자 펀드 수도 같은 기간 23곳에서 두 배인 46곳까지 확충했다.

기업금융 부문의 투자 기회도 적극적으로 엿보고 있다. 김 이사는 “코로나19 이후 금융시장은 빠르게 회복했지만 실물경기 침체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것”이라며 “글로벌 유동성 지원이 끝나는 시점에 한계기업들이 시장에 등장하면 M&A 투자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이사는 경기 전망에 대해선 “내년 상반기까지 급격한 경기침체 우려는 크지 않다”며 “주요국의 적극적인 재정 및 금융완화 정책 등으로 완만한 속도의 경제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준호/이상은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