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은 5일 “9일 한글날에도 차벽 설치 등 개천절 때와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심 집회를 원천봉쇄하는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김 청장은 이날 서울 미근동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글날 집회를 하겠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불법 집회가 열리지 않고 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까지 접수된 서울 지역 한글날 집회는 총 1096건이다. 경찰은 이 중 102건에 대해 개최 금지를 통고했다. 지난 3일 개천절에 서울 광화문광장 등에 경찰 차벽을 설치한 것을 두고 과잉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김 청장은 “직접적인 접촉으로 야기될 수 있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의 조치가 과하지 않느냐는 주장이 있는 것을 잘 안다”며 “그럼에도 금지 통고된 집회 또는 미신고 집회가 버젓이 개최되는 것을 절대 용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광화문광장 등에 설치한 경찰 차벽이 2011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았다는 지적에는 “경찰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특정한 요건을 갖추면 차벽을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판례 역시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오는 12월 출소 예정인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에 대해선 경찰이 24시간 순찰, 초소 설치 등 치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주민 불안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조두순 집 근처에 경찰 초소를 설치할 것“이라며 ”그 곳을 거점으로 형사과 강력팀, 기동대, 순찰대 등이 24시간 순찰하며 예방활동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