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무기' 공언한 김정은, 당 창건 열병식서 다탄두 ICBM 공개하나

입력 2020-10-05 14:09
수정 2020-10-05 14:16

북한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전략무기를 공개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을 지속적으로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등장할 것이란 전망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지만, 한·미 당국은 긴밀히 공조 체제를 유지하면서 열병식 준비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작년 말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세상은 머지 않아 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수의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가 다탄두를 장착한 신형 ICBM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탄두 ICBM은 미사일 하나에 여러 탄두를 장착해 다중 목표를 공격할 수 있다. 공격 범위가 넓고, 그만큼 방어하기도 어려운 미사일이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작년 말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벌인 엔진 연소 실험이 다탄두 ICBM 개발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는 지난달 23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신형 ICBM 발사 차량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38노스는 “위성사진으로는 정확히 무슨 차량인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길이 20m, 폭 3m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2017년 11월 화성-15형 ICBM 시험 발사 당시 다탄두 ICBM 개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번에 신형 ICBM을 공개한다면 화성-15형을 개량한 모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화성-15형은 미국 본토 전 지역 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신형 ICBM을 공개할 경우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미국은 미 본토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설정하고 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신형 ICBM을 발사하지 않고 열병식에서 선보이는 것만으론 대미(對美) 도발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새 전략무기를 공개한다면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차원일 것”이라고 했다.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