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4000평 저택 사는 강경화 남편이 집 답답하다고 미국행"

입력 2020-10-05 14:46
수정 2020-10-05 14:48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이 지난 3일 미국 여행을 떠난 것과 관련 정치권에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경화 장관은 논란에 대해 사과했지만 귀국 권유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장진영 국민의힘 서울 동작갑 당협위원장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강경화 남편은) 매일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며 "4000평짜리 저택에서 사는 사람이 답답하다면 서민들은 얼마나 힘들까 생각은 해봤느냐"고 지적했다.

장진영 위원장은 "강경화 장관과 나들이를 간 남편이 묵는 외교부 장관 공관은 4000평에 달하는 부지에 건물 면적만도 400평이 넘는다고 한다"며 "외교부 장관 체면 세워준다고 이런 초호화 저택을 내어주었는데도 답답해서 힘들다고 하면 20~30평 집에서, 아니 10평 오피스텔에서 다람쥐처럼 쳇바퀴 도는 일상을 보내는 서민들은 얼마나 힘들까"라고 했다.

장진영 위원장은 "남편이 미국에 놀러갔다가 코로나라도 걸리면 외교부 장관과 외교부 공무원들, 또 그 관사에서 일하는 13명의 직원들이 직접적 위험에 빠진다. 힘들다고 요트 사러 가는 외교부 장관댁 분들, 진짜 힘들게 사는 사람들 가재, 붕어, 개구리 생각을 할 이유가 없는 줄은 알지만, 그래도 그러는 척이라도 해주면 안 되겠소?"라고 따져 물었다.

실제로 중앙부처 장관 중에는 외교부 장관 공관이 가장 크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은 대지 면적이 1만4710㎡(4458평)에 건물 면적도 1420㎡(430평)에 달한다. 주한 외교사절을 공관으로 초청하는 행사를 비롯해 각종 외교 관련 행사를 공관에서 개최하기 때문이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도 "코로나 확산을 막는다면서 외교부가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그런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은 요트를 사러 미국에 갔다"며 "장관 가족도 안 따르는 정부 지침을 '보통 국민'에게만 강요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의 서대문구 연희동 재건축 설계 시안을 블로그에 공개했던 강경화 장관 남편은 '다음 정권 정도에 부동산 경기 활성화 때를 기다리는 것이 좋음'이라고도 썼다"며 "'다음 정권'이란 표현이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보통 국민'에겐 집 좀 팔라고 하지만, 장관 가족부터 안 따른다"고 지적했다.

앞서 강경화 장관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거,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느냐"며 "모든 것을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다"고 했다.

또 특별여행주의보 발령과 관련해 "하루 이틀 내로 코로나19가 없어질 게 아니다"라며 "매일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 없으니까 조심하면서 정상 생활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