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빅딜 휩쓴 NH투자증권, IB 강자 입증

입력 2020-10-05 15:09
수정 2020-10-05 15:11

NH투자증권은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트레이딩 등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올해 상반기 261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대 순이익을 냈던 지난해 상반기(순이익 2792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독보적인 IB 경쟁력과 NH농협금융그룹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

NH투자증권 WM사업부는 ‘과정가치’ 평가 제도를 도입해 자산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업계 최초로 영업 직원 평가(KPI)에서 수익 지표를 완전히 배제하고 고객의 니즈를 이해하기 위한 접촉 활동과 고객만족도로 평가하는 체제로 개편했다.

회사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는 IB 역량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수익성 있는 딜을 발굴하고 이를 고객의 니즈에 맞는 상품으로 구조화해 WM 고객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공급한다. IB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를 얻고, 고객으로서는 IB를 통해 새로운 상품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WM사업부는 올해 상반기 금융상품 판매수익 392억원을 기록했다. 1억원 이상 투자한 고객 수는 지난해 말 9만2476명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11만4977명으로 늘었다.

IB사업부는 시장지배력을 더 높이고 있다. 주식자본시장(ECM), 채권자본시장(DCM)부문에서 대표주관 및 인수부문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대체투자 등에서도 실적을 견인했다. 상반기에만 2190억원의 IB 수익을 기록했다.

특히 상반기 ECM은 NH투자증권의 독무대였다. 기업공개(IPO) 주관순위에서 압도적 1위였다. SK바이오팜(3118억원), 위더스제약(254억원), 드림CIS(202억원),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131억원) 등 총 6건의 IPO딜을 진행했다. 현대로템 전환사채(2400억원)와 현대산업개발 유상증자(3207억원) 등의 굵직한 딜을 성사시켰다.

어드바이저리부문에서는 인천 도화동 주상복합개발 사업, 성남 호텔 개발 PF 등 금융자문 딜을 주선했다. 올해 상반기 인수합병(M&A) 및 자문수수료 304억원을 기록했다. 인수금융 부문에서는 메디트, 대성산업가스 등 기업인수금융 딜 확대에 따라 인수 및 주선수수료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494억원을 달성했다.

홀세일사업부는 지난해 한국투자공사(KIC) 사상 첫 해외주식 국내 거래증권회사로 선정됐다. 2018년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18조원 규모) 유치로 외부위탁운용(OCIO)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데 이어 2019년에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강원랜드, 금융투자협회 민간기관 자금유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강원랜드 자금 유치에 또다시 성공하면서 OCIO 비즈니스를 공고히 하고 있다.

트레이딩 부문 역시 시장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운용전략과 정교화된 리스크관리 기법, 차별화된 구조화 상품 공급 역량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NH투자증권은 1994년 홍콩 진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비즈니스를 추진했다. 올해 상반기 7개국에 현지법인 6개, 사무소 2개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현지법인 6곳에서 순이익 350억원을 거두면서 작년 대비(156억원) 순이익이 확대되며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아울러 작년 디지털혁신본부를 신설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