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고공 행진'…강남구 평당 첫 7천만원 넘겨

입력 2020-09-30 08:41
수정 2020-09-30 08:43

정부 규제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확산 여파로 거래가 쪼그라들었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은 좀처럼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30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 월간 주택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서울 강남구 3.3㎡당 아파트값 평균 매매 시세는 7085만원으로, 처음 7000만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8월 6000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1년 만에 1000만원 더 오른 것이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역삼우성아파트 전용면적 84.83㎡는 지난 11일 17억2000만원(6층)에 매매 계약서를 쓰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약 2개월전(7월16일) 나온 최고가인 16억5000만원(8층)보다 7000만원 뛰었다.

서초구의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지난달 5994만원에서 이달 6111만원으로 올라 6000만원을 넘겼다.

또 양천구(4089만원)와 영등포구(4002만원)가 4000만원을, 서대문(3024만원)·동대문(3096만원)·성북(3060만원)구가 3000만원을 각각 처음으로 돌파했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래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전셋값은 매맷값보다 오름폭이 더 가파르다. 서초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2987만원에서 이달 3034만원으로 올라 처음 3000만원을 넘어섰다.

서초구 잠원동 월드메르디앙 전용 84.78㎡는 지난 19일 전세보증금 7억1000만원(3층)에 세입자를 들이면서 이전 최고가(7억원)를 갈아치웠다. 양천구는 1961만원에서 2029만원으로, 강동구는 1911만원에서 2016만원으로 올랐다.

이달 KB 시세 기준으로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처음으로 10억원을 넘어섰고, 전셋값은 이미 지난달 평균 5억원을 돌파했다.

서울 전체 평균으로 놓고 보더라도 상승세는 강화되고 있다.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312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8억4051만원)대비 19.3%(1억6261만원) 상승했다. 2년 전인 2018년 8월 7억8561만원과 비교하면 27.7%(2억1751만원)나 올랐다.

강남과 강북지역 평균 아파트값 편차는 4억2572만원에 달했다. 강북 14개구의 평균 아파트값은 7억7784만원, 강남 11개구의 평균 아파트값은 12억356만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은 지난 2017년 3월 6억원을 돌파한 뒤 1년만인 2018년 3월 7억원을 넘어섰다. 이후 6개월만인 2018년 10월 8억원, 16개월만인 지난 3월 9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다시 6개월 만에 10억원을 넘어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전세"라며 "전세 매물 품귀로 인한 전세난 회피 수요로 매매 시장으로 유입되는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수요가 늘면서 집값 상승을 지지하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