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이 다음달 14일~18일까지 영국 국립극장이 제작한 연극 '시라노 드베르주라크'와 '예르마'를 상영한다. 연극의 고장 영국에서 펼쳐진 공연을 스크린을 통해 다시 보는 프로그램 'NT LIVE'를 통해서다.
한국에선 처음으로 상영되는 '시라노 드베르주라크'는 지난해 11월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프랑스 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5막 희곡에서 줄거리를 따왔다. 실존인물인 시라노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렸다. 영국 극작가 마틴 크림프가 각색을 맡고, '맥베스'를 연출했던 제이미 로이드가 연출했다. 영화 '엑스맨' 시리즈, '어톤먼트' 등으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배우 제임스 맥어보이가 주연을 맡았다.
초연 당시 평단에선 이 작품을 두고 의상, 대사 등을 현대적으로 꾸몄지만 극 분위기를 통해 1640년대 프랑스 배경을 되살렸다고 평했다. 스탠드 마이크와 의자만 무대에 올려 여백의 미를 살리고 17세기 유럽의 의복 양식을 과감히 배제한 채 공연했다.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다음달 14~17일 동안 4회에 걸쳐 상영된다.
두 번째로 무대에 올리는 작품은 연극 '예르마'다. 2018년에 상영됐던 공연으로 스페인 시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가 쓴 비극 3부작이 극으로 각색됐다. 미국 드라마 '닥터 후'로 유명세를 얻은 빌리 파이퍼가 주인공으로 분했다.
불임 여성이 남편과 겪는 불화와 비극적인 일상이 주된 이야기다.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원작의 배경을 영국 런던으로 옮겨와 빠르면서도 시적인 전개로 영국 평단이 호평했다.
예르마는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다음달 16~18일 3회로 나뉘어 상영된다.
스크린을 통해 감상하는 공연이지만 방역지침은 그대로 적용된다. 객석간 거리두기를 두며 예매를 받는다고 국립극장은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