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추석 연휴를 앞둔 29일 김정숙 여사와 서대문구 인왕시장을 함께 찾아 추석 제수용품을 구입했다. 지난해말 모친을 여읜 후 처음 맞는 추석인데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확산 차단을 위한 이동자제권고에 따라 문 대통령도 올 추석은 청와대 관저에서 차례를 지낸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전 11시께 사전 예고없이 인왕시장을 방문해 과일 등 제수음식 29만9000원어치를 구입했다. 인왕시장은 홍은동 자택에 거주할때부터 내외가 자주찾던 시장이다.
문 대통령은 점포에 들를 때마다 “요즘 경기가 어떠시냐”고 질문하며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손님이 줄고 가격이 올라 매출이 예년만 못하다'는 상인들의 걱정에 안타까움을 보였다. 매출이 올랐다는 한 과일상점 상인의 이야기에는 “정말 다행입니다”라고 기뻐했다. 한 채소가게 사장은 “전세계가 어려우니 잘 이겨내겠다”고 말해 대통령 내외가 감사의 뜻을 표했다. “많이 파세요” “명절 잘 보내세요”라는 문 대통령의 격려에 상인들과 시민들은 "건강하세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등으로 화답했다.
제수용품을 구입한 문 대통령 내외는 시장내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한 뒤 관저로 돌아왔다. 시장을 다녀온 후 문 대통령은 SNS메시지를 통해 폭우와 태풍으로 피해를 본 농민들과 매출감소를 겪고 있는 시장상인들을 위로하는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들어오기 전부터 다녔던 시장에 아내와 다녀왔다"면서 비싸진 과일과 채소가격에는 "폭우와 태풍 피해탓에 수확이 줄어 시름이 깊은 농민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이 준데다 가격이 오른 만큼 다들 적게 사 간다는 시장상인들의 걱정도 컸다"고 전했다.
"예년같지 않은 추석이지만 국민들이 지갑을 닫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문 대통령은 "비공객 방문에도 불편을 끼칠가 걱정이었는데 오히려 '힘내라'고 격해주신 분들도 많아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국내 코로나19확진자가 23명으로 줄어든 상황와 관련해선 "그래도 안심은 이르다. 이번 추석연휴까지 잘 넘겨야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이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첫해 추석에는 모친이 상경해 관저에서 함께 한가위를 보냈다. 2018년에는 UN총회참석을 위한 출장으로 뉴욕에서 추석을 맞았으며 지난해에는 연로한 노모를 위해 경남 양산으로 귀성해 차례를 지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