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빙·배달 로봇 시장 '쑥쑥'…아마존 등 치열한 경쟁 [안정락의 IT월드]

입력 2020-10-02 08:13
수정 2020-11-10 00:02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가져다 주는 '서빙 로봇'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최근 자율주행 배달 로봇도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비대면 배달'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음식 서빙 로봇을 만드는 한국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는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와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섰다. 베어로보틱스는 자사의 서빙 로봇 '서비(Servi)'를 선보이며 한국, 미국, 일본 등 주요 3개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서비는 베어로보틱스의 첫 번째 서빙 로봇 '페니(Penny)'의 새로운 이름이다. 레이저를 이용하는 센서 '라이다(LiDAR)'와 3차원(3D) 카메라를 통해 좁은 실내 공간에서도 안전한 자율 주행이 가능하고, 장애물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피할 수 있다. 한국 음식배달 앱 업체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의 서빙 로봇 역시 베어로보틱스 로봇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서빙 로봇은 3~4년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지만 느린 이동 속도 등으로 크게 확대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기술이 많이 개선되고, 코로나19에 식당 직원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커지면서 서빙 로봇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 메이퇀은 5000곳 넘는 식당에 서빙 로봇을 추가로 배치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우아한형제들과 함께 식당용 서빙 로봇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배달 로봇 시장 경쟁도 치열하다. 앞서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바퀴 6개가 달린 배달 로봇으로 유명한 스타트업 스타십테크놀로지를 분석하는 기사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통 식당들이 문을 닫으면서 스타십테크놀로지는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타십은 인터넷전화 서비스업체 스카이프의 공동 창업자인 아티 하인라와 제이너스 프리스가 2014년 설립했다. 미국 대학 등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로봇을 통한 음식 배달 사업을 펼치고 있다. 내년 여름까지 배송 로봇 서비스를 100개 대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워싱턴DC를 비롯해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애리조나주 템페 등에서 서비스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스타십 배달 로봇은 20파운드(약 9kg)까지 음식을 싣고 달릴 수 있다. 이동 속도는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하다. 테크크런치는 "스타십 배송 앱을 통해 주문을 하고 로봇의 이동 상황을 지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로봇이 도착하면 사용자는 알림을 받고 앱을 통해 잠금을 해제한 뒤 음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스타십뿐만 아니라 아마존, 키위 등이 배달 로봇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는 'G플러스'라는 무인 배송 로봇을 테스트 중이다. 이 로봇은 자율주행을 위한 센서인 라이다를 활용해 주행한다. 한국에서는 '식권대장'을 운영하는 벤디스가 로봇 솔루션 기업 로보티즈와 함께 비대면 로봇 점심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