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새 이사장 후보로 민병두 전 국회 정무위원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유력 거론되고 있다. 유광열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사 등도 하마평에 오른다. 앞서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거론됐으나 본인이 거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 후보에서 제외됐다.
29일 증권가에 따르면 민 전 위원장 등 4명이 최근 거래소 새 이사장 후보로 집중 거론되고 있다. 민 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17·19·20대) 출신으로 거래소 등 증권·금융 관련기관을 담당하는 정무위에서 8년간 활동했다. 2018년 7월부터 20대 국회가 끝난 지난 5월까지는 정무위원장을 맡아 거래소 업무에 밝다는 평가를 듣는다.
손 부위원장도 새 이사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그는 1989년 행정고시(33회)에 합격해 기획재정부, 청와대, 금융위 등을 거친 정통 경제관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뒤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금융위 부위원장이 차관급이기 때문에 통상 차관급 공무원이 거래소 이사장으로 오는 관행과도 일치한다. 한 증권사 임원은 “손 부위원장이 민간 금융사로 가는 걸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라고 말했다.
유 전 부원장, 정 대사도 후보 물망에 오르내린다. 유 전 부원장은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지냈고 2017년부터 지난 6월까지는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맡았다. 정 대사는 1984년 행정고시(28회)에 합격해 공직에 발을 들였으며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앞서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거론됐으나 최 전 의원이 “더이상 거론하지 말아달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28일 낸 보도자료에서 “내 의사와 상관없이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거래소 이사장에 지원할 생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래소는 최근 관련 규정에 따라 사외이사 5명,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대표 각 1명, 금융투자협회 추천 2명 등 총 9명으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추석이 지나면 빠른시일 내에 위원회를 소집, 의결을 거쳐 이사장 후보 공모를 시작할 예정이다. 공모 기간은 통상 2주다. 공모가 끝나면 이사장 후보를 단수 선정해 거래소 임시주주주총회에 올려 최종 선임한다.
당초 거래소는 이달까지 이사장 후보 공모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빨라도 오는 11월은 돼야 차기 이사장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거래소 이사장은 선정 과정에서 정부가 어떤 인물이 좋을지에 대한 의견을 주는 게 관행”이라며 “이 절차가 늦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