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가계대출 금리 또 '사상최저'…이달 규제영향엔 오를까

입력 2020-09-29 12:00

지난달 은행들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가 연 2.5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지난달 예금·대출 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들의 신용대출 총량을 관리하는 등 규제에 나선 만큼 이달 금리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0년 8월중 금융회사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55%로 지난달에 비해 0.07%포인트 내렸다. 통계를 작성한 1996년 1월 후 최저치다. 주택담보대출은 연 2.39%로 0.06%포인트 하락했다. 신용대출은 연 2.86%로 0.06%포인트 내렸다. 모두 최저치다. 기업대출 금리는 0.06%포인트 떨어진 연 2.68%로 역시 최저를 기록했다.

저축금리도 최치를 기록했다. 은행의 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0.81%로 0.01%포인트 내렸다. 현금 1억원을 은행 예금에 1년 동안 묻어두면 이자소득세(세율 15.4%)를 떼고날 경우 손에 쥐는 돈이 평균 68만5260원에 불과할 만큼 금리가 내려간 것이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0.91%로 0.03%포인트 내렸다.

이처럼 예금·대출 금리가 사상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한은이 올들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사상 최저인 연 0.5%로 내린 영향이다. 은행들이 예금과 대출의 지표금리로 삼는 시장 금리도 덩달아 떨어졌다. 은행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지난달 평균 연 0.68%로 전달에 비해 0.11%포인트 내렸다. 은행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달 연 0.8%로 0.01%포인트 떨어졌다.

예금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사상 최저를 기록하면서 빚을 내서 주식과 부동산을 사들이는 움직임도 지난달까지 가속화했다. 하지만 최근 금융 당국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신용대출을 관리해달라고 은행들에 요구하는 등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이달 가계대출 금리는 오름세를 뛸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 요구에 은행권이 신용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한도를 축소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5일 직장인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를 기존 연 2.01%에서 연 2.16%로 0.15%포인트 인상했고, KB국민은행도 29일 우대금리를 줄여 전체 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0.1∼0.15%포인트 올릴 예정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