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수에 이근 대위까지…국감장은 놀이터?

입력 2020-09-28 11:11
수정 2020-09-28 11:13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이벤트 국감'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펭수, 이근 대위, 랍스터 영양사 등 이색 증인과 참고인이 속출해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의 신청으로 펭수 캐릭터 연기자를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국감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일각에서는 국감장에서까지 펭수 콘셉트를 유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특하고 건방진 콘셉트가 자칫하면 국감을 이벤트의 장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황보 의원은 펭수는 참고인이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유튜브 스타인 이근 대위를 국감장에 부를 것이냐를 두고 치열한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전주헤 국민의힘 의원은 육군의 총검술 폐지정책과 관련해 군사법원 국감 증인으로 이 대위를 신청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측은 군사법원 국감의 취지와 맞지 않고, 국감을 희화화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백 대표는 2018년에도 '골목상권 해법'을 듣겠다는 취지로 참고인으로 채택돼 국감장에 섰다.

교육위원회 국감에서는 '랍스터 급식'으로 화제를 모은 전 세경고 영양사 김민지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급식 예산의 효율적 활용과 메뉴 개발 등을 묻기로 했다가 철회됐다.



법제사법위원회 피감기관인 법무부 추미애 장관은 국방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돼야 한다는 요구까지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방위에서 추 장관 본인을 비롯해 아들 서모씨, 당직사병 현모씨 등 추 장관 의혹 관련 10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마린온 사고와 관련해선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증인 신청 명단에 올렸다. 하지만 민주당이 야당측의 증인 채택을 일절 거부하면서 아직 국감 일정 합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국민의힘이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증인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증인이 없는 국감'을 진행하자고 맞서고 있다.

농해수위에서는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그룹 총수를 한꺼번에 증인으로 신청했다가 여야 합의로 각 그룹 부사장·전무 등으로 급을 낮추기로 했다.

민주당 양향자 의원은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국세청 증인으로 불러 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여야 합의에서 전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채택된 상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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