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독자 여러분, 송가인이어라~가족과 행복한 시간 보내며 K트로트 많이 사랑해 주세요

입력 2020-09-28 15:25
수정 2020-09-28 15:27
“한경 독자 여러분, 가인이어라~. 건강하고 즐겁게 한가위 보내세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트로트 가수 송가인(34)이 활짝 웃으며 한국경제신문 독자들에게 한가위 인사를 전했다. 지난 23일 ‘즐거운 한가위’ 섹션 커버 촬영과 인터뷰를 위해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를 찾은 그는 “이번 명절엔 집에서 전 부쳐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어려운 시국이지만, 추석만큼은 즐겁고 편안하게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학교 때 판소리를 시작한 송가인은 광주예술고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국악인을 꿈꿨다. 떠나가는 이몽룡을 보는 성춘향의 마음이 ‘춘향가’의 한(恨)이라는 걸 알게 된 때쯤 우연히 출연한 KBS 1TV ‘전국노래자랑’에서 수상하며 트로트 가수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했다. “송해 선생님께서 절 알아봐 주셨어요. 노래가 끝났는데도 몇 소절씩 따로 불러보라고 시키셨어요. 그러다 신이 나서 같이 진도아리랑도 불렀죠.”

2012년 10월 정식으로 트로트 앨범을 내며 가수로 데뷔한 송가인은 오랜 무명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참가한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에서 ‘진’(眞)의 왕관을 쓴 것을 기점으로 그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는 ‘트로트 스타’가 됐다. 자신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팬클럽 ‘어게인(AGAIN)’도 생겼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며 전국을 누비던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예전보다는 활동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잠시 멈춰 서서 한숨 돌리게 됐어요. 이제는 행사 없이 방송과 광고 촬영 위주로 활동해요. 예전엔 잠도 거의 못 자고 끼니도 잘 못 챙겨서 힘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저를 찾아주신다는 게 감사했어요. 지금도 멀리서 찾아와 저를 보시고 눈물 글썽이시는 팬들을 볼 때 정말 큰 힘을 얻습니다.”

그래서인지 송가인은 팬들을 만나면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한다. “콘서트가 끝나면 줄 서신 팬들을 다 만나고 나니 새벽 4시인 적도 있었다”고 했다. 자신을 찾은 관객들을 한 사람도 빠짐없이 사진 찍어주고 사인도 해준다. 팬들을 대하는 그의 소신이자 마음가짐이다. “많은 분이 저를 좋아해 주시는 이유가 스스럼없이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보고 싶었다’고 말씀해 주시는데 사실 제가 더 보고 싶어요. 그래서 팬들 만나는 자리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오빠 두 명이 있는 송가인은 막내딸로 부모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고 했다. 한식을 좋아하는 그의 ‘힐링 푸드’는 아빠가 끓여주는 돼지고기 김치찌개. “부모님 음식 솜씨가 뛰어나신데, 그 맛을 알아서인지 얼추 맛을 낼 줄 안다”며 요리 자신감을 내비쳤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팬들에게 요리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부모님은 진도에 계시고, 오빠 둘은 결혼해서 가정을 꾸렸어요. 저는 서울에서 혼자 살고 있고요. 혼자 사는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면 어떨까 상상도 했는데 재미있게 잘할 수 있을 거 같아요.”

30대 중반을 달리고 있는 송가인의 꿈은 뭘까. 망설임 없이 빠른 답이 나왔다.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해서 아기 낳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란다. “정말 제 꿈인데 아직 제 마음 한편엔 어린아이가 자리잡고 있는 거 같아요. 어떻게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할지 아직은 먼 이야기처럼 느껴져요. 이상형이요? 예의 바르고 어른들에게 잘하는 사람이요. 누가 봐도 ‘저 사람은 참된 사람’ 하는 그런 사람이면 좋을 거 같아요.”

그가 최근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새 앨범이다. 여러 작곡가에게 곡을 받고 녹음하면서 좋은 곡을 추리는 중이다. ‘송가인’ 하면 떠오르는 히트곡을 내는 게 목표다. “오는 11월께 새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역시 송가인’이란 인정도 받고, 많은 분이 따라부르고 좋아하실 만한 곡을 찾고 있어요. 다양한 장르도 시도해 새로운 송가인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단기 목표는 서울 고척돔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무료 콘서트를 열고 싶습니다.”

트로트 가수로서 그의 바람은 오랜 시간 꾸준히 무대에서 인정받는 것이다. 선배 트로트 가수 나훈아와 이미자처럼 ‘국민 가수’가 돼서 대중의 삶을 위로하고 싶단다. 세계 무대로 나가 ‘K트로트’에 앞장서고 싶다는 희망도 전했다. 트로트란 장르가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계 음악 시장에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대가 많이 바뀐 만큼 트로트의 매력이 널리 알려져서 세계적인 무대에서 트로트를 부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이돌 그룹들은 세계적으로 많이 뻗어나가는데, 트로트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힙합, EDM, 팝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해서 많은 사람이 즐겼으면 합니다. 비욘세와 함께 무대를 꾸미는 날도 꿈꿔요.”

글=최지예/사진=이승현 한경텐아시아 기자 wisdomar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