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8일 "대통령을 대통령답지 못하게 만들고,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도록 만든, 통지문 한 장에 감읍해 북한을 싸고 도는 당신들(여권인사들) 모두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총살당하고 불태워지는 천인공노할 사건에 대처하는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보면서 그러한 국민의 기대는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세월호 7시간과 무엇이 다른가"안철수 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처하는 문재인 정부를 보면서, 어린 학생들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던 그 7시간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않았던 전임 대통령과 우리 국민이 총탄을 맞고 불태워지는 6시간 동안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이 무엇이 다른지 국민들은 묻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보고받은 이후 대통령의 행보는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국민들께 여권의 호위무사들은 이렇게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라면 그럼 최서원은 어디 있냐고 말이다"며 "어떻게 문재인 대통령과 전임자를 비교할 수 있냐고,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은 클래스가 다르다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가 국민을 대신해 대답하겠다. 하나도 다르지 않다"며 "전임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고 주도했던 사람으로서 저는 떳떳하게 말할 수 있다. '국민들께 그 질문을 하고 있는 당신들 모두가 바로 최서원'이라고 말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국민 총살사건 과정에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에 노력하겠다'는 대통령 선서 내용을 헌신짝처럼 저버렸다"며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국가안보 시스템 모두 고장 났다"안철수 대표는 "대통령과 정부여당 사람들은 입만 열면 촛불정신을 받들어 완전히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했다"며 "그런데 지난 3년 반 동안, 전임 정권 사람들 콩밥 먹인 거 외에 무엇이 바뀌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복기해보면, 대통령도, 대한민국 국가안보와 안전시스템도 모두 고장 나 있음이 드러났다"며 "세월호 참사 때 드러났던 국가의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모습이 이번에 그대로 재현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돌아가신 분이 타고 있던 배의 폐쇄회로(CC)TV는 고장 나 있었다"며 "이분이 언제, 어떻게 바다에 빠졌는지에 대한 기초 증거 자료부터 확보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 또 "그런데도 당국은 슬리퍼가 남겨져 있고,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며 월북이라고 단정했다"며 "매일 같이 접경 수역을 오가는 배의 장비가 이 모양이었습니다. 고장 난 대한민국의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