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합친 통합 생명보험사의 이름을 신한라이프로 확정했다. 신한금융은 2018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했으며 내년 7월 1일 신한생명과 공식 합병할 예정이다. 자산 규모로 생보업계 4위의 대형 보험사가 새로 탄생하게 된다.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과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8일 ‘뉴라이프 추진위원회 화상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확정했다.
신한금융은 통합 보험사 이름을 결정하기 위해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의 회원들과 양사 임직원 6500여 명, 금융·마케팅·경영 분야 교수진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했다. 의견 수렴 결과 신한생명의 ‘신한’과 오렌지라이프의 ‘라이프’를 합친 사명이 통합 보험사의 이미지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다고 결론냈다. 기존 신한생명을 존속법인으로 두고 오렌지라이프를 흡수·통합하는 형태로 두 회사를 합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지난 7월부터 인적 교류를 포함한 ‘화학적 결합’을 추진했다. 재무와 정보기술(IT) 분야 통합에 초점을 맞추고,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하는 작업도 벌였다.
통합 보험사의 자본, 손익, 지급여력 변동 규모를 가늠하는 동시에 IT 시스템 통합 방안을 점검했다. 최근 보험업계를 휩쓸고 있는 비대면(언택트) 추세에 대응하고 회원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오렌지라이프에 ‘디지털CX(소비자 경험)실’을 뒀다. 신한생명에는 ‘고객전략그룹’을 신설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양사 임직원 40여 명을 ‘맞교환’하고 업무 규정을 통합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내년 초부터는 두 회사 조직 전체를 통합 보험사 기준으로 개편해 실질적 ‘단일체제’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생보업계 4위권 ‘도약’신생 신한라이프는 국내 금융지주가 보유한 최대 규모의 생명보험사가 될 전망이다. 신한금융 계열사 중에서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순서인 순익 순위도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 신한생명의 올 상반기 말 기준 자산 규모는 34조9470억원으로 생명보험업계 6위, 오렌지라이프는 33조8392억원으로 8위다. 단순하게 두 회사의 자산을 합치면 신한라이프 자산 규모는 68조7862억원으로 농협생명(64조9210억원)을 제치고 업계 4위가 된다.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 바로 다음이다.
통합법인 이름이 정해지면서 향후 신한금융의 보험업 포트폴리오 정비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손해보험사를 거느리고 있지 않은 신한금융은 최근 매물로 나온 악사(AXA)손해보험 인수를 추진하다가 막판에 발을 뺐다. 신한라이프 출범 전후로 디지털전문 손해보험사 신설을 본격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조 회장은 “새로 출범하는 신한라이프의 목표는 두 회사의 장점을 결합해 금융소비자의 삶의 질 전반을 높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통합 전 양사의 화학적 결합과 디지털 혁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훈/임현우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