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강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여파로 분양시장에서 실수요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적용되면서 분양권 전매 금지가 지방광역시까지 확대됐다. 투자 열풍이 줄면서 실수요자들은 ‘똘똘한 한 채’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도심권 대단지가 주목받는 이유다. 하지만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다 보니 3베이(방 2칸과 거실 전면향 배치) 평면이거나 고분양가 논란이 일기도 한다. 그럼에도 청약자들은 주변의 편리한 생활 인프라와 ‘대단지는 불황에 덜 흔들린다’는 믿음에 1000가구 이상 대단지를 눈여겨보고 있다. 부산 대단지 분양, 청약자 수만 명27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과 부산 연제구 거제2구역 재개발구역에 공급하는 ‘레이카운티’의 특별공급에서 1183가구를 모집하는 데 1만1100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이 9.39 대 1에 달했다. 이 아파트는 5개 단지, 4470가구로 이 중 2759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분양권 전매 제한 6개월 적용의 막차를 타면서 청약자들이 몰렸다. 전용면적 84㎡A의 분양가가 최고가 기준으로 7억1100만원이다. 청약자들은 대단지인 데다 주변 인프라를 감안해 아껴놨던 통장을 사용했다. 단지는 부산도시철도 3호선 종합운동장역, 동해선 거제해맞이역 등을 이용해 주변으로의 이동이 편리하다. 거제초, 창하신초, 거제여중, 거성중이 가깝다. 사직동 학원가도 이용할 수 있다. 거제동 아시아드코오롱하늘채(전용 84㎡ 기준)가 지난달 8억9500만원에 매매됐고, 거제센트럴자이 또한 같은 주택형이 7억9000만원에 팔리는 등 이 일대 아파트값이 급등한 것도 청약자가 몰린 이유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연말까지 전국적으로 15만8110가구(임대 제외)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 중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는 9만2948가구로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는 5만4067가구가 계획됐다. 지방에서는 부산(1만1526가구), 광주(5053가구), 대전(4942가구) 등 광역시에 공급이 몰려 있다.
대단지들은 지역 가격을 선도한다.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3885가구)나 경기 안양시 만안구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4250가구) 등이 대표적인 지역 대장주 아파트로 꼽힌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대단지 아파트는 지역 내 대장주 역할을 한다”며 “집값 상승기에는 가장 먼저 오르고, 하락기에는 집값을 지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택지지구·재개발 잇달아 분양수도권에서는 인천과 수원, 파주 등지에서 대단지가 공급된다. 규제지역이거나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지역들이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이 경기 화성시 반정동 일원에 ‘반정 아이파크 캐슬 5단지’(1378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에서 2㎞ 내에 분당선 망포역이 있다.
롯데건설은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일원에서 ‘영통 롯데캐슬 엘클래스’(1251가구)를 내놓는다. 분당선 매탄권선역과 망포역이 가깝다.
파주시 운정3지구 A5블록에서는 제일건설이 ‘운정신도시 제일풍경채 그랑퍼스트’(1926가구)를 공급한다. 주변에 운정호수공원, 운정체육공원 등이 있다.
대림산업은 인천 중산동 일원에 1416가구의 ‘e편한세상 인천 영종 3차’(가칭)를 계획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또 오는 11월 인천 부평구 청천동에 ‘e편한세상 부평 그랑힐스’를 분양한다. 5050가구 중 2894가구(전용 37~84㎡)를 일반에 선보인다.
지방에서도 대단지가 줄줄이 공급된다. 대전에서 모처럼 아파트가 나온다. 호반건설은 유성구 용산동 용산지구 1·3블록 ‘호반써밋 유성 그랜드파크’(1747가구)를 분양한다. 29일 1순위 당해 지역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당첨자는 다음달 14일 발표된다.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건설은 경북 구미시 원평동 원평1구역에서 ‘구미 아이파크 더샵’을 선보인다. 1610가구 중 1314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