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25일(17:2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게임회사 크래프톤이 자회사 펍지를 흡수합병한다. 펍지는 ‘배틀그라운드’ 개발사로 지난해 크래프톤 연결 매출의 96%를 차지했다. 회사는 “경영 합리화를 통한 기업가치 증대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지분 100%를 가진 펍지를 흡수합병한다고 25일 공시했다. 펍지가 각각 지분 100%를 보유한 펍지랩스와 펍지웍스도 펍지에 흡수된다. 결과적으로 크래프톤에 펍지와 펍지랩스, 펍지웍스가 모두 합쳐지는 형태다. 크래프톤은 “펍지의 게임 사업과 크래프톤의 인적·물적 시스템이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경영 효율화로 기업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펍지는 지난해 매출 1조450억원, 영업이익 4733억원을 올렸다. 크래프톤 연결 매출(1조877억원)의 96.1%, 연결 영업이익(3503억원)의 131.7%에 해당한다. 크래프톤 밑에 여러 자회사가 있지만 대부분 적자를 내고 있는 탓이다.
크래프톤은 상장을 앞두고 적자 계열사 정리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 자회사 스콜을 폐업했고, 지난달에는 북미법인인 엔메스가 문을 닫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에 엔메스는 121억원 순손실을 냈다. 딜루젼스튜디오(-51억원), 레드사하라스튜디오(-38억원), 보너스XP(-36억원), 펍지암스테르담(-35억원), 펍지랩스(-19억원) 등도 마찬가지다.
펍지 흡수합병은 핵심 자회사를 상장하는 회사와 합쳐 공모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한편 크래프톤의 별도 재무제표를 좋게 보이도록 하는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별도 영업손실은 912억원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에도 별도 영업손실은 514억원이다.
크래프톤은 펍지 보통주 9만8001주 가운데 4531주에 대해 크래프톤 보통주 43만8552주를 발행해 배정한다. 크래프톤이 펍지 주식을 100% 갖고 있는 만큼 이는 흡수합병 후 고스란히 크래프톤의 자기주식이 된다.
한편 크래프톤은 이날 물적분할로 테라와 엘리온 등의 게임 사업을 블루홀스튜디오로 분리시키는 방안도 공시했다. 크래프톤의 모태가 된 사업 부문이다. 크래프톤은 2007년 블루홀스튜디오로 설립해 2008년 테라를 정식 출시했다. 2015년 블루홀로 사명을 바꿨고 같은 해 펍지(옛 지노게임즈)를 인수했다. 블루홀은 2018년 크래프톤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회사 측은 “각 사업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라고 분할 목적을 설명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