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시드순위전’ 문턱에 서 있는 유현주(26·사진)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스폰서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추천 선수로 나와 우승 경쟁을 시작했다.
유현주는 25일 전남 영암군 사우스링스영암CC(파72·6454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0 팬텀클래식(총상금 6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전체 공동 1위. 66타는 자신의 한 라운드 최고 성적 타이 기록이다. 유현주는 “초반에 흐름이 좋아 타수를 일찍 줄인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상금 2705만원을 모아 전체 96위에 머물고 있는 유현주가 다음 시즌 시드권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성적은 오직 우승뿐이다. 화려한 외모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그의 시즌 성적은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다. 올해 최고 성적은 제주삼다수마스터스에서 거둔 공동 25위다.
코로나19로 대회 수가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7개 대회에 나온 것이 전부. 그중 커트 통과는 두 번뿐이었다. 또 올해 부분 시드(시드 순번 35)를 획득했는데, 출전 선수 규모가 중간급 이상 되는 대회여야 자력으로 출전권을 얻을 수 있었다. 남은 대회는 상위 카테고리를 지닌 선수들에게 밀려 주최 측 추천으로 종종 출전했지만 상금이 공식 기록에 반영되지 않았다.
잔여 대회도 출전 선수 규모가 대부분 작아 또 추천받지 않는 한 더 나올 대회가 없다. 이 대회는 그에게 사실상 ‘마지막 기회’나 마찬가지다. 원래 일정표에 존재하지 않았던 대회지만 유현주를 후원하는 크리스F&C가 3주 전 극적으로 대회를 열기로 했고 유현주를 추천 선수 명단에 올리면서 출전이 성사됐다. 추천 선수라 상금 등 성적이 공식 기록에 반영되지 않지만, 추천 선수 신분의 우승자에게 걸려 있는 2021시즌 출전권을 획득할 자격은 따낼 수 있다.
유현주는 “시드 유지 방법이 우승뿐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의식하진 않았다”며 “욕심을 내면 결과가 좋지 않기 때문에 남은 라운드에서도 마음을 비우고 쳐보겠다”고 다짐했다
이소미(21)와 이효린(23)이 유현주와 나란히 6언더파 66타를 적어내 공동 선두에 올랐다.
영암=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