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의 ‘새벽배송’ 서비스가 급성장한 영향으로 심야시간대 배송 화물차량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화재에 접수된 영업용 화물차(1t 탑차)의 심야(23시~06시) 사고는 1668건으로, 이전 3년 동안 발생한 심야 사고(1670건)에 맞먹었다. 2017년 150건이던 것이 지난해 아홉 배에 육박하는 1337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증가세가 계속 가팔라지고 있다.
전체 1t 탑차 사고에서 심야시간대 비중은 2017년 3.3%에 그쳤지만 올 상반기에는 24.6%에 달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 등의 새벽배송 수요가 폭증한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상반기 사고 유형을 분석한 결과 36.5%는 혼자 사고를 낸 ‘차량단독 사고’였다. 좁은 골목길을 통과하다가 주변 물건에 부딪히거나 지하주차장에 무리하게 진입하다 충돌하는 사고가 많았다. 다른 차와 엮인 ‘차대차 사고’는 대부분 주·정차나 후진 도중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소 측은 “심야시간대 특성상 주차된 차가 많아 도로 폭이 좁은 곳이 많고, 가로등이 없을 때 다른 차를 발견하지 못하고 부딪치는 사고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심야에 발생한 1t 탑차 사고 중 ‘운전 미숙’과 관련된 유형이 87.3%로 집계됐다. 커다란 적재함이 달린 탑차는 운전하기가 쉽지 않은데, 새벽배송 분야에는 20~30대 종사자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연구소는 “새벽배송 화물차 사고를 줄이려면, 적재함이 설치된 특수용도형 화물차에 후방 카메라 장착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며 “화물운송 종사자의 자격증 요건도 2종 보통면허에서 1종 보통면허로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새벽배송이 처음 등장한 2015년 관련 시장 규모는 100억원 정도였으나 올해는 1조500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