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여성 총격사망 연루 경찰 '면죄부'…美 인종차별 항의시위 격화할까

입력 2020-09-24 09:16
수정 2020-12-23 00:01
미국 흑인 여성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경찰관이 정당방위 판결을 받아 미국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다시 격화할지 주목된다.

미 언론에 따르면 켄터키주 대배심은 23일(현지시간) 집에서 잠을 자던 흑인 여성에게 총탄을 쏴 사망에 이르게 한 경찰관 3명에게 죄를 묻지 않기로 했다.

대니얼 캐머런 켄터키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사진)은 지난 3월 발생한 브레오나 테일러 사망 사건에 대해 이 같은 대배심 평결 결과를 발표했다.

이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 3명은 루이빌에 거주하던 26세 흑인 여성 테일러의 집에 새벽에 들이닥쳤다. 이들은 마약을 수색하기 위해 가택을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잠을 자던 테일러의 남자 친구는 경찰을 침입자로 오인해 총을 발사했고, 경찰은 이에 대응해 총탄을 발사했고 테일러가 숨졌다. 집에서 마약은 발견되지 않았다.

캐머런 장관은 당시 존 매팅리, 마일스 코스그로브 경관이 테일러 남자 친구의 총격에 매팅리가 허벅지를 다쳐 대응한 것이라며 이는 정당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예고 없이 가택을 수색하는 영장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들이 집의 문을 노크하고 진입했다는 목격자 진술이 있었으며 무단 수색 영장이 집행된 건 아니라고 캐머런 장관은 설명했다.

이에 현직 2명은 아무 혐의로도 기소되지 않았고 사건 이후 해고된 전직 경찰관 1명은 사망과 관련이 없는 다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게 됐다.

미국에서는 앞서 미네소타주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과 위스콘신주 커노샤의 비무장 흑인 총격 사건으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격화된 바 있어 이번에도 시위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이번 평결은 책임을 묻는 것도 아니고 정의에 가깝지도 않다"며 "형사사법 체계는 썩었다"고 비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