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은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재선하면 북핵 문제에 큰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외교안보특위 주최로 열린 '미국 대선과 한미관계 전망 긴급간담회'에 나와 이같이 말했다.
김영삼 정부 때 외교부 장관을 지낸 한 전 장관은 "김정은과의 거래는 이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동맹, 나토와의 신의도 저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가 재선되더라도 그동안의 비행 때문에 탄핵 문제는 또 제기될 것"이라며 "이번에는 탄핵이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외적으로 하도 분탕을 많이 쳐서 지난 4년이 거의 악몽의 계절이었던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재선을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 하는데, 우리와 협의도 없이 한미 군사훈련 축소에 합의해 (북한과의) 막연한 비핵화 합의를 큰 결실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한 전 장관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한국에는 다행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며 "이 경우 한미동맹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전의 상태로 돌아갈 것이지만, 한미간 불협화음이 있을 가능성은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전 장관은 "바이든은 상원의원 때도 온건파였지만 당선될 경우 얼마나 우클릭을 할지, 좌클릭을 할지 두고 봐야 한다"며 "미국이 (북한 문제에서) 적극적으로 후퇴할 가능성도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 전 장관은 "(바이든이 당선되면) 아시아 전략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할 것인데, 한국은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인지 새로운 안보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하지만 한국은 진보·보수가 합의하는 전략이 없어 이런 약점이 한국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