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 '10대 혁신과제' 던진 안철수…통합엔 물음표 [종합]

입력 2020-09-23 11:41
수정 2020-09-23 11:43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는 23일 "국민의힘과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절박감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야권 연대와 통합에 대해서는 여전히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강연에 참석해 "이 자리에 제가 온 이유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저를 불러준 이유가 다 같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래혁신포럼은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포럼이다. 특강 자리에는 주호영 원내대표, 권성동·홍문표·박성중·강기윤·김기현 의원 등 국민의힘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안철수 대표는 '대한민국 미래와 야권의 혁신과제'를 주제로 특강에 임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지금 현재 상황에 대한 진단 △야권의 정권교체 가능성 △야권의 정권교체를 위한 10대 과제 등에 대해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는 전체주의 정부"안철수 대표는 우선 문재인 정부를 향한 비판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한 마디로 전체주의 정부가 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안철수 대표는 "대통령이 협치를 이야기해놓고 그 다음날엔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민주주의 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의 선의가 아닌 제도적 상호보완이다. 그런 것들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을 두고 한 마디로 '문제인 정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저 역시 이 이야기에 100%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두고선 "경제는 총체적인 난국이다. 사실 경제가 지금 어렵기는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 아니다"며 "이 정부 처음부터 밀어붙이고 있던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정책 포함해서 너무나 세상을 단순하게 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정부는 월급만 많이 주면 경제가 살아난다고 보는 것 같다. 경제시스템은 콤플렉스 시스템, 복합계다"라며 "이 정부는 너무나 단순한 구조로 바라보고 있다 제대로 정책 효과가 날 리도 없고 코로나 이전에 우리는 이미 기저질환을 앓게 됐다"고 강조했다.

제1야당에 혁신과제 10가지 던진 안철수안철수 대표는 "저는 지금 야권에 절호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이 혁신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와 관련해 △유능한 디지털 미래세력의 진화 △제3의 길 개척 △인기영합주의와의 결별 △공감 능력 강화 △진영대결 고집 세력과의 결별 △반공 이념에서의 탈피 △국민통합 주도 △당내 소장 개혁파 육성 △산업화와 민주화 모두 계승 △도덕적 우위에 서는 정당 등을 제시했다.

현재 상황을 두고선 "결과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 대립 구도가 민주세력과 적폐세력, 서민과 기득권, 호감과 비호감으로 인식돼 있다"며 "고약한 프레임에 야권이 갇혀 있다"고 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러한 상황이지만 현 정부의 독선과 위선, 무능 그리고 국민 분열까지 이런 것들이 계속 쌓이고 있다"며 "국민 분노가 끌어 올라서 폭발할 지점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야권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기회가 될 수 없다. 준비와 기회가 만나면 사람들은 속도 모르고 운이 좋다고 부른다"며 "국민적인 비등점 기회가 오고 있지만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가 무엇을 하겠다는 가치지향 준비를 해야한다. 국민 분노 비등점과 만나는 순간 정권교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이나 연대에 대한 질문엔…여전히 '혁신경쟁' 하자고 답변강의를 마친 뒤 최근 국민의힘에 복당한 권성동 의원이 질문을 던졌다. 합당과 연대에 대한 이야기였다.

권성동 의원은 안철수 대표에게 "내년 재보궐선거와 차기 대선이 있는 가운데 현실적으로 국민의당에 있는 것이 만만치 않다"며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은가, 복안이나 생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안철수 대표는 이에 "지금은 어떠한 선거 준비라든지, 통합 연대를 고민할 수준은 안 된 것 같다"며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겠느냐"라고 답했다.

이어 "지금으로선 어떠한 방법으로 하든 어려운 상황"이라며 "해야만 하는 일은 어떻게든 아예 귀를 닫고 있는 사람들의 관심을 다시 한 번 돌려놓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