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은 국산 불화수소 등 반도체용 고순도 가스 소재에 대한 품질평가 설비를 완공했다고 밝혔다.
23일 표준연에 따르면 반도체용 고순도 가스 소재에 대한 품질평가 설비를 구축하고 약 20가지 서비스 중 가장 먼저 불화수소에 대한 품질 평가를 진행한다.
표준연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대응해 지난해 8월부터 공사에 돌입해 반도체용 고순도 가스의 신뢰성 검증 실험실을 완공했다. 분석 장비비 8억원, 시설 구축비 7억원 등 긴급 자체 예산 15억을 사용해 완공했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웨이퍼의 세정과 식각공정에 사용된다. 반도체의 제조 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순도 불화수소가 필요하지만 현재 쇼와덴코·모리타·스텔라 케미파 등 일본 업체가 세계시장을 독점한 상황이다.
표준연은 실린더에 들어있는 액체 상태의 불화수소를 기체화해 기체상 불순물을 분석하고 유도결합 플라스마 질량분석기로 금속 성분 불순물을 분석해 최종 순도를 결정한다.
그동안 국내 고순도 불화수소의 순도 검증법은 업체별로 달라서 표준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표준연에서 국산 불화수소의 품질평가를 진행할 실험실을 마련하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사용되는 측정기술과 표준물질은 국내에서 자체 개발했다는 점에서 더욱더 큰 의의가 있다.
표준연은 내년 상반기 표준 시험절차서 개발을 완료하고 20여 가지 가스 소재에 대한 분석법을 연차적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박현민 표준연 원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수출규제 적극대응 위원회'를 운영하며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신뢰성 평가기술 등을 지원해 왔다"며 "표준연이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측정기술을 바탕으로 관련 산업의 국가 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