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독감 백신 국가접종분 유통을 맡은 신성약품의 김진문 대표가 22일 "세심하게 물류 상황을 확인하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께 죄송하다"며 "질병관리청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질병관리청 조사가 2주에 걸쳐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백신에 문제가 생긴 것은 전적으로 우리들 불찰"이라고 말했다.
신성약품이 국가 필수예방접종을 위한 독감 백신 유통을 맡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10여년 간 국내 독감 백신 유통을 독점해온 한 업체가 국가 의약품 조달사업의 입찰 담합 혐의로 검찰조사에 들어가면서다.
신성약품은 올해 네 차례 유찰 끝에 다섯번 째 낙찰된 백신조달 계약을 통해 독감 백신 유통을 맡았다. 1259만명이 맞을 수 있는 분량으로 1100억원 정도에 계약을 따냈다.
업체는 낙찰받은 뒤 백신을 2~8도로 냉장유통할 수 있는 백신 전문 물류업체에 맡겼다. 이 물류업체가 전국으로 백신 물량을 운송하기 위해 냉동차량을 이용해 백신을 배분했다. 그 과정에서 냉동차량의 문을 열어놔 일부 물량이 상온에 노출됐고, 이것이 사진으로 찍혀 질병관리청에 신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측은 광주 지역에서 사진이 찍힌 것으로 추정했다.
신성약품이 해당 물류업체에 1차 유통을 맡긴 물량은 500만명분이다.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물량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추가 조사하고 있다. 신성약품도 외부 업체에 물류유통을 맡긴 피해자지만 김 대표는 수차례 "자신들의 불찰"이라고 했다. 그는 "물류회사와 계약을 했더라도 관리·감독 책임은 결국 우리에게 있다"며 "물류업체를 세심하게 확인하지 못한 데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질병관리청과의 회의에서 재발방지 계획 등을 보고했다. 물류업체를 다른 곳으로 바꿔 2차 유통분인 759만명분의 운송을 진행하는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질병관리청에서 해당 계획에 대해 받아들인다면 바로 실행할 계획"이라며 "정부 방침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