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부 "독감백신 상온노출로 접종중단…검증에 2주 필요"

입력 2020-09-22 11:08
수정 2020-09-22 11:12

올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 계획이 일시 중단된 것은 백신 배송 과정에서 일부가 실온에 노출됐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독감 백신 접종 중단 관련 브리핑에서 "어제 오후 조달 계약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백신 냉장온도 유지 등의 부적절 사례가 신고됐다"고 밝혔다. 제조상의 문제 또는 백신 생산상의 문제가 아닌 유통 과정에서의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2950만 도즈(1회 접종분)의 독감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백신은 약 16%에 해당하는 500만 도즈로, 일부가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이 상온에 노출된 경우 단백질 변형이 생긴다.

정부는 문제가 된 물량에 대한 최종 품질 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 후 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안전성 검증에는 약 2주 정도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물량을 폐기해야 할 경우 올해 접종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 동시유행 차단이라는 정부의 계획도 차질이 예상된다. 정부는 올해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 방지를 위해 올해 독감 무료 접종 대상자를 대폭 확대했다. 올해 대상자는 생후 6개월∼만 18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만 62세 이상 어르신 등 1900만명이다.

보건당국은 22일부터 18세 이하 소아·청소년과 임신부를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할 예정이었으나, 13∼18세 대상 물량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일부 백신이 상온에 노출돼 접종을 전격 중단했다.

정부는 백신 유통관리에 실패한 도매업체에 업무정지와 벌칙 처분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1100만명분의 유료접종은 계속 진행된다. 정 청장은 "유료접종 백신을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있다"며 "해당 물량은 상온에 노출된 백신과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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