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노량진 뉴타운…4구역, 시공사 선정

입력 2020-09-21 17:27
수정 2020-09-22 00:47

서울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재개발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8개 구역 중 다섯 곳이 최근 시공사 선정을 끝내고 관리처분인가를 앞두고 있다. 45만㎡ 규모의 노량진뉴타운은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됐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최근 재개발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9000여 가구가 들어서는 노량진뉴타운은 서울 서남권의 핵심 주거지역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량진4구역 시공사에 현대건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노량진4구역조합은 지난 1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어 현대건설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조합은 현대건설과 수의계약 방식으로 계약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노량진동 227의 121 일대에 있는 노량진4구역(투시도)은 2009년 12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2018년 4월 사업시행인가가 났지만 그해 말 조합장이 해임되는 등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지난해 새 조합장이 선출되면서 사업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 이 구역은 한강 조망이 가능한 데다 서울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과 1·9호선 환승역인 노량진역을 모두 이용할 수 있어 노량진뉴타운에서도 알짜 입지로 통한다.

대우건설 GS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가 노량진4구역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과 8월 두 차례 진행된 시공사 선정 입찰에 모두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다. 시공사 입찰이 두 번 이상 유찰되면 조합은 건설사를 지정해 수의계약할 수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오랫동안 사업에 관심을 보여서 다른 건설사가 들어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 일대에 지하 5층~지상 30층, 844가구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사업비는 1988억5200만원이다. 조합은 내년에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일반분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여의도·광화문·강남 20분 안에 연결 노량진뉴타운 내 다른 구역도 최근 재개발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동작구에 따르면 노량진1~8구역 중 2·4·6·7·8구역 등 다섯 곳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5구역은 지난달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다. 1·3구역도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 일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노량진1구역이다. 13만2118㎡ 규모로 노량진뉴타운뿐 아니라 동작구 일대에서 면적이 가장 크다. 서울시는 지난 3월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에 대한 촉진계획변경 및 경관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 이에 따라 이 구역은 허용 용적률이 기존 244%에서 267%로 증가했다. 예정 가구 수도 기존 1997가구에서 2992가구로 늘었다.

노량진뉴타운 재개발사업이 탄력을 받는 건 예전에 비해 사업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서울지하철 6호선 새절역과 2호선 서울대입구역 사이를 연결하는 서부선 경전철 사업이 6월 민자적격성조사를 통과했다. 노량진역이 이 노선에 포함돼 있다. 한강대교 남단의 기존 교량을 이용해 노들섬과 노량진을 잇는 보행자 전용교도 내년 개통한다.

입지도 뛰어나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노량진역을 이용하면 여의도 광화문 강남 등 서울 3대 업무지구까지 20분 안에 이동할 수 있고 한강이 가까워 재개발 시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아파트 단지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노량진뉴타운은 동작구에서 입지가 가장 좋은 지역”이라며 “인근 흑석뉴타운보다 미래 가치가 더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노량진뉴타운에서 아직 시공사를 선정하지 않은 구역에서는 건설사 간 수주전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이 노량진1·3·5구역 재개발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