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회장 사임 공식 발표…힌덴버그 "이제 시작일뿐"

입력 2020-09-21 14:24
수정 2020-09-21 15:58

최근 사기 기업이라는 의혹에 휩싸인 미국 전기수소트럭 스타트업 니콜라의 트레버 밀턴 창업자 겸 회장이 자리를 내놓고 니콜라를 떠났다.

20일(현지시간) 니콜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밀턴 창업자 겸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과 이사회직에서 물러났다고 공식 발표했다.

니콜라는 "밀턴 회장이 먼저 자발적으로 사임을 제안했고,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후임으로는 스티븐 거스키 전 제너럴모터스(GM)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미국 물류전문지 프라이트웨이브에 따르면 이번 결정으로 밀턴 창업자는 니콜라 운영에 관여하지 않게 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밀턴 창업자는 스스로 사임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밀턴 창업자가 회사와 그의 투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밀턴 창업자는 사임 후에도 니콜라 최대 주주 지위는 유지한다. 밀턴은 니콜라 전체 지분의 20%인 8200만주를 소유하고 있다. 주식 가치는 약 28억달러(약 3조2500억원)에 달한다.

프라이트웨이브는 "최근 곤경에 처한 니콜라에서 회장이 사임을 했다"고 지적했다. 니콜라는 최근 사기설에 휩싸였다.

공매도 전문 리서치 기관인 힌덴버그리서치는 최근 '니콜라 : 어떻게 거짓말의 홍수를 활용해 미국 최대 자동차 OEM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나'라는 보고서를 발간해 니콜라가 수소전기차 생산을 위한 기술이나 설비를 전혀 보유하지 않았고, 이들이 과거 발표한 시제품과 자료는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힌덴버그리서치는 "밀튼 회장의 사임은 단지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주장했다.

밀턴 창업자는 지난 11일까지 트위터를 통해 니콜라가 사기 업체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반박글을 여럿 올렸다. "안티들이 존경스러울 정도다. 엿이나 먹어라" 등의 강경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밀턴 창업자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외부 비방자들이 제기한 허위 주장에 대해서 나를 방어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니콜라는 그간 '제2의 테슬라'로 투자자들에게 주목받은 기업이다. 힌덴버그리서치가 니콜라가 사기 업체라는 보고서를 내놓자 니콜라는 수소차 기술 보유 여부 등을 놓고 힌덴버그 등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 법무부도 사안을 조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니콜라 주가도 크게 출렁이고 있다. 지난 6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니콜라 주가는 한때 포드 자동차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을 만큼 급등했다. 니콜라 주식은 지난 6월 초 주당 79.73달러까지 가격이 올랐지만 지난 18일엔 34.1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최근 니콜라 주식 보관 잔액은 1억4754만달러(약 17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